‘韓 바이오’ 주목하는 獨 컨설팅 기업...“수익화 방안 조언”
글로벌 컨설팅 업체 ‘사이몬쿠처앤파트너스(Simon-Kucher&Partners)’가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1985년 설립된 사이몬쿠처는 현재 한국을 포함 전 세계 45개 지사, 2200명의 인력을 갖춘 대형 컨설팅 업체다. ‘가격 전략 기반의 매출·이익 증대’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몬쿠처는 특히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거품 논란’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통 제약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기업 그리고 중소형 바이오텍들이 구축한 생태계는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 국내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컨설팅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게 사이몬쿠처의 판단이다.
요르그 크루에텐 사이몬쿠처 헬스케어&라이프 사이언스 부문 글로벌 총괄을 만나 한국 시장 진출 이유와 목표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A. 사이몬쿠처는 기업 전략 마케팅에 강점을 지닌 글로벌 컨설팅 기업이다. 1985년 독일 본에서 처음 시작한 회사다. 창업자는 경제계에서는 유명한 석학인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박사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을 가리키는 ‘히든 챔피언’ 개념을 제시한 분이기도 하다.
사이몬쿠처는 전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빠르게 성장한 컨설팅 기업이다. 한국을 포함 전 세계 45개 지사, 2200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숫자’로 증명해내는 컨설팅 능력이 빠른 성장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한국뿐 아니라 남아공 지사 등을 추가 설립, 지사 규모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Q.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한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눈여겨본 주요 국가다. 특히 ‘컨설팅 업체’인 우리가 바라봤을 때, 한국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소형 IT 기업들의 기술력은 한국 시장을 관심 갖게 만드는 이유다. 전 세계 시장과 비교해도 이들의 기술력은 빼어난 수준이다.
다만,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속도가 다소 더디다고 느꼈다. 또 일부 기업들이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기술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의 성장을 돕고 시너지를 내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Q. 특히 바이오 업체에 관심 많다고 들었다.
A. 바이오 부문(라이프 사이언스)은 사이몬쿠처의 핵심 역량 중 하나다. 라이프 사이언스에 전문화된 조직을 오랜 기간 운영해왔다. 그러면서 수많은 고객들과 협업했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라이프 사이언스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노하우도 익히게 됐다.
라이프 사이언스 기업들의 특징은 기술력 기반의 사업 모델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가 경영보다는 기술 개발에만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기업의 수익화, 사업화를 위한 준비와 방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기술력만 갖추면 수익은 따라온다고 믿는 경우가 있다. 설득력은 있지만, 불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기술을 활용해 수익화 방안을 만들어내야 ‘생명력’을 부여받는다고 생각한다. 신약 개발, CDMO(위탁개발생산) 등 라이프 사이언스 전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들의 기술에 대한 가치, 즉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어려움을 겪는 라이프 사이언스 기업들이 많다. 사이몬쿠처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 P&MA(Price & Market Assess·시장 접근), cLCM(Commercial Life-cycle Mgmt·수익화 주기 관리) 등 관련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Q. 어떤 기업들이 사이몬쿠처를 찾는지.
A. 흥미로운 사례가 상당히 많은데,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글로벌 리딩 CDMO 회사 대상으로 한 RGM(Revenue Growth Management·수익 개선 방안)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CDMO 기업은 운영과 관리 부문에서 ‘비효율성’을 지니고 있다. 위탁 개발, 생산을 하는 업체들의 숙명일 것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묻는 CDMO 고객사들이 많다.
또 메디컬 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례도 소개하고 싶다. 대부분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 가격을 단순하게 설정한다. 예를 들어 생산 비용에 경쟁사 가격, 일정 수준의 마진 등을 고려한 방식(Cost-plus)을 택한다. 하지만 정말 수익화에 관심 있다면 이런 방식은 안 된다.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등을 세분화하고 적정 가치를 산정할 때 비로소 매출과 이익이 극대화된다. 사이몬쿠처가 한국 기업들에 제공하고 싶은 컨설팅 서비스도 이런 ‘이익 극대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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