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세월 앞 우리는 여전히 죄인" 세월호 추모식 참석한 여야
여야는 16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은 세월호 9주기를 계기로 모든 국민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할 것을 당부했지만, 야당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면서 국가 책임을 강조하는 등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이재명 민주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은 이날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추모식에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이들은 검은색 정장을 입은 채 사회에 맞춰 묵념하고 약 1시간20분간 진행된 행사를 모두 함께했다. 추모사와 공연 등이 진행되던 중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이번 행사 참석 의미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도의 대답 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날 오전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행사 방명록에 "반드시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여 "당정, 사회 전반 안전 점검" 야 "의혹 남기지 말아야"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오늘이면 그날의 비극을 다시 떠올린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국민들 모두 절절히 기도했던 순간"이라며 "자녀, 가족, 친구를 가슴에 묻고 9년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가족과 생존자분들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준 기억은 엄중하다. 일상에서의 안전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으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때만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이기도 하다"며 "사회 전반의 안전을 점검하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만 했다. 그러나 각자도생 사회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면서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일을 포함해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선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9년 전 오늘 '가만히 있으라'는 무책임한 말에 304명의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었지만, 대한민국은 또다시 국가의 책임을 외면한 채 159명의 젊은 생명을 떠나보내고 말았다"며 "더 이상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날의 약속과 책임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더디고 가혹한 9년의 세월 앞에 우리는 여전히 죄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세월호참사가 던진 질문에 제대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가 게으르고 무능한 탓에 또다시 이태원 참사까지 발생했다. 수많은 목숨을 바치고도 우리는 달라졌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고 돌이켰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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