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확성기... 세월호 기억식 방해한 추모공원 반대집회

이민선 2023. 4. 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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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세월호 탑승자 304명이 별이 되어 떠난 뒤 아홉 번째 맞는 봄.

슬픔의 크기는 세월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은 듯,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린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분위기는 숙연하기만 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염태영 경기도 부지사,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이민근 안산시장, 김광준 416 재단 이사장, 김종기 (사)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추도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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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참사 9주기 기억식, 2천여명 참석... 총리·교육부장관은 불참

[이민선 기자]

 세월호참사 9주기 추모식이 열린 안산 화랑유원지
ⓒ 이민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세월호 탑승자 304명이 별이 되어 떠난 뒤 아홉 번째 맞는 봄. 슬픔의 크기는 세월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은 듯,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린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분위기는 숙연하기만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려고 찾아온 추모객은 2000여 명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인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사라진 덕분이었다.

9주기 기억식이 열린 화랑유원지 인근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추모공원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10여 명이 모여 확성기에 대고 화랑유원지에 건립할 예정인 세월호 희생자 추모 시설인 '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이라 폄훼하며 "건립 반대"를 외쳤다. 그들 손에 들린 대형 깃발에는 '세월호 납골당 결사반대'라는 글이 적혔다.

그들은 확성기에 대고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있는 한, 추모 시설은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건립 철회"를 주장했는데, 이 소리는 추모사가 낭독되는 동안에도 계속됐다. 그러자 추모객들 사이에서 "하~" 하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한 추모객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영령들을 추모하는 장소에 와서 저러는 것은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는 폭력"이라며 "주장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선을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억식은 16일 오후 3시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 자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민근 안산시장,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거의 매년 참석한 국무총리와 교육부 장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살아있을 때 하지 못한 말, 사랑하고 보고 싶다"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린 화랑유원지 인근에서 416 생명공원 건립에 반대하는 이들이 집회를 벌였다.
ⓒ 이민선
  
 4.16 생명공원 건립을 촉구하는 손팻말
ⓒ 이민선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염태영 경기도 부지사,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이민근 안산시장, 김광준 416 재단 이사장, 김종기 (사)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추도사를 전했다.

김종기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9년이지만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생각나고,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우리 아이들인데, 왜 단 한 명도 구조받지 못했고 왜 그 큰 배가 침몰했는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생명안전공원의 조속한 건립을 당부하기도 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추도사에서 "안전한 교육 환경 속에서 교육 활동에 모든 힘을 쏟을 때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며 "기본을 바로 세우고 기초를 단단하게 다져 안전한 미래 사회를 향한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했다.

단원고 참사로 희생된 2학년 6반 고 이영민 학생의 형 이영수씨는 단상에 올라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틀린 말이다. 시간이 가면서 잊히는 것 같아 무섭다. 살아있을 때 억지로라도 잘 못했던 말을 이제 한다,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다"라는, 그리움이 가득한 기억 편지를 낭독했다.
  
 세월호 9주기 기억식이 열린 안산 화랑유원지, 추모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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