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엽의 전쟁'에서 2패 후 첫 반격…뚝심으로 역전승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두산은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10-5로 이겨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6회까지 1-4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7회와 8회 9득점을 몰아치면서 승기를 잡았다. 앞선 두 경기에서 LG에 연패한 아픔을 역전승으로 설욕했다.
이번 시리즈는 LG 염경엽(55) 감독과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처음 맞붙는 일명 '엽의 전쟁'으로 관심을 모았다. 잠실의 두 팀을 지휘하는 두 감독의 야구 인생이 여러 모로 판이하게 달라 더 흥미로운 대결로 꼽혔다. 염 감독은 현역 시절 역대 가장 낮은 통산 타율(0.195·1500타석 이상 기준)을 남기고 은퇴했지만, 이 감독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지도자로서도 대조적이다. 염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을 거쳤고,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베테랑 사령탑이다. 반면 이 감독은 프로 코치 경험이 전무하고, 올해 처음으로 프로야구 지휘봉을 잡았다. 선배인 염 감독은 "맞대결에선 내가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겨서 좋은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첫 두 판은 '염의 승리'였다. LG는 지난 13일 첫 대결에서 13-4로 완승했다. 두산이 실책 4개로 자멸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대량 득점했다. 14일 두 번째 경기도 LG가 3-1 승리로 장식했다. 양 팀 선발의 호투 속에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다 빠른 발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두산은 이날도 송구 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절치부심한 두산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특유의 뒷심을 앞세워 싹쓸이 패배 위기를 벗어났다. 1-4로 뒤진 7회 2사 후 정수빈의 우전 안타와 조수행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뒤 이어 타석에 선 양석환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시즌 4호)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8회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이번엔 LG의 실책이 두산 타선의 도화선이었다. 1사 후 두산 송승환이 LG 유격수 김민성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2사 후 안재석의 적시타로 리드를 되찾았다. 정수빈은 이유찬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1·2루 기회에서 중견수 머리 위를 넘어가는 적시 3루타를 터트려 주자 둘을 모두 불러들였다.
흐름을 빼앗긴 LG 마운드는 이후 완전히 무너졌다. 볼넷 3개와 폭투로 베이스를 꽉 채운 뒤 만루에서 양의지에게 2타점짜리 쐐기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두산은 그렇게 3연패를 끊었고, 이 감독은 LG전 2패 끝에 첫 승리를 안고 다음 대결을 기약하게 됐다.
한편 키움 이정후는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0-0으로 맞선 연장 10회 말 끝내기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2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아치다. 2-0으로 승리한 키움은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고 4연승을 달렸다. 키움 선발 최원태(8이닝)와 KIA 선발 양현종(7이닝)은 나란히 무실점으로 명품 투수전을 펼쳤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빈손으로 물러났다. KIA는 4연패에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6회 말에만 7점을 뽑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를 9-1로 제압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최근 부진했던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결승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KT 위즈는 수원에서 한화 이글스를 14-2로 완파했다. KT 외국인 투수 보 슐서는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KBO리그 첫 승리를 따냈다. 한화 선발 남지민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안타 7개로 7실점하며 무너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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