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돈봉투 의혹 핵심' 강래구 소환…野 의원들 줄소환 전망

김철웅, 이창훈 2023. 4.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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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불법 자금 조성과 전달에 모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16일 소환 조사했다.

강래구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2016년 총선 당시 대전 동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강래구 후보 블로그 캡처


'돈 봉투 의혹'에 강래구 측 "소설 쓰시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강 회장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돈 봉투를 돌리는 데 관여한 혐의로 강화평 전 대전시 동구 구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2일 이 사건 피의자 9명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나흘 만이다.

강 전 구의원은 강 회장의 측근이다. 강 전 구의원은 소환조사 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돈 봉투 관련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강래구 회장도 ‘(검찰이) 소설 쓴다, 드라마 쓴다’고 말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돈 봉투에 들어간 9400만원 가운데 현역 의원과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전달된 8000만원은 강 회장이 마련한 것이라고 압수수색영장에 적었다. 검찰은 강 회장이 지인 등을 통해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자금 출처와 조달·전달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평 전 대전 동구의회 의원

검찰은 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통화 녹음에서 강 회장이 불법 자금 마련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있어 강 회장에게 이 부분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강 회장은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2021년 3월 “지역본부 담당자에게 현금을 줘서 (유권자인) 전국대의원 및 권리당원을 포섭하는 데 쓰게 하자”고 제안했다.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1000만원을 마련해오자, 강 전 구의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함께 현금 50만원씩을 봉투 20개에 나누고 이를 강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봉투들은 지역본부장들에게 건너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 자격으로 체류 중이고, 올해 7월까지 머무를 예정이었다. 뉴스1

강 전 구의원은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 사이를 잇는 돈 전달책 역할을 한 혐의도 있다. 2021년 4월 강 회장이 지인으로부터 마련한 1000만원을 강 전 구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총장은 같은 방식으로 50만원이 든 봉투 20개를 만들어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돌렸다고 한다.

검찰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대거 연루된 사건인 만큼 신속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압수수색영장에는 민주당 의원 10~20명이 3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는 범죄 사실이 적시돼 있다. 조만간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 등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들을 조사하고,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도 줄소환 될 전망이다.

김철웅·이창훈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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