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떠난 딸과 그 제자들... 아버지가 하나하나 외친 이름

정성일 2023. 4. 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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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주기, 대전 현충원에서 순직 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 열려

[정성일 기자]

 '세월호참사 9주기 순직교사, 소방관, 의사자 기억식’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되었다.
ⓒ 임재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은 16일 세월호 순직교사, 소방관, 의사자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세월호참사 9주기 순직교사, 소방관, 의사자 기억식'이 진행되었다.

오늘 기억식은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의 주최로 16일 오전 11시 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순직교사 10분, 소방관 5분, 의사자 3분께 헌화와 합동참배로 기억식을 시작했다.

"국가가 나서지 않기에... 더더욱 세월호 참사 잊지 않을 것"
 
 세월호 순직교사, 순직소방관, 의사자 묘역에 헌화와 합동참배를 하고 있다.
ⓒ 임재근
   
세월호 참사 제9주기 순직 소방공무원 및 교사들을 기억하기 위해 추모사에 나섰다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대전소방지부 최영재 지부장은 "재난 현장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시민에게는 생명의 시간을 나누어주고, 깜깜한 절망 속에서 희망과 생명을 찾아주며 님들의 생사를 마주할 때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라며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숭고한 애민정신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살아남은 우리 소방관들은 계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故 정성철(52) 소방령, 박인돈(50) 소방경, 안병국(39) 소방위, 신영룡(42) 소방장, 이은교(31) 소방교 묘역
ⓒ 임재근
 
전교조 대전지부 김현희 지부장 또한 "지난 9년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다짐이 조금은 의도적으로 옅어져 왔다"라며 희생자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추도사를 시작했다. 김 지부장은 "자신의 생명을 차가운 바다에 던진 선생님들은 돈에 걸신 들린 세상에서 돈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라며 "돈보다 인간을 우선시하는 사람 또 교사로서의 책임을 널리 인식하고 행할 줄 아는 선생님이 되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순직교사 故 고창석, 양승진, 박육근, 유니나, 전수영, 김초원, 이해봉, 이지혜, 김응현, 최혜정 선생님 묘역
ⓒ 임재근
 
이어 대전 작가회의 김채운 시인은 추모 헌시 '각인된 슬픔을 다독이며 - 4.16세월호참사 9주기를 추모하며'를 낭송했다. 그는 진상 규명이 되기도 전에 풀려난 참사의 주범들, 쥐어준 권력에도 외면하는 정치인들,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의 카르텔을 규탄하며 유가족과 진실을 밝히는 시민들에게 연대의 힘을 전했다. 
 
 김채운 시인이 추모 헌시 ‘각인된 슬픔을 다독이며-4.16세월호참사 9주기를 추모하며’를 낭송하고 있다.
ⓒ 임재근
 
추모시 낭송에 이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계룡디지텍고등학교 3학년 정지민 학생이 추모사를 이어갔다. 정지민 학생은 세월호 참사 당시 10살의 어린 나이였다. 정지민 학생은 순직교사, 순직소방관, 의사자에게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더 많은 힘을 쏟으셨다"라며 영웅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 국가가 나서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고 관심을 가지지 않기에 (더더욱)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계룡디지텍고등학교 3학년 정지민 학생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임재근
 
순직교사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지이신 김성욱님은 딸의 이름을 부르며 유가족 발언을 시작했다. 김초원 선생님은 순직한 4월 16일이 생일이기도 해서 참가자들은 더욱 안타까워했다. 김성욱님은 2학년 3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순직한 딸과 같은 날 희생된 딸의 제자들을 추모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한민국 참사 공화국 되는 것 방치 않겠다"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지이신 김성욱님이 2학년 3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고 있다.
ⓒ 임재근
 
이날 추모식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함께했다. 희생자 송채림님의 아버지이신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송진영 부대표는 "순직 교사 소방관 의사자분들이 모여준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억하겠다"며 추모사를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의 참사를 막아달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안전사회의 제도를 마련하라고 4.16세월호참사가 10.29이태원참사에게 말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이 참사 공화국으로 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 정부 관료들의 행태를 낱낱이 밝히는 데 앞장설 것이다"라고 다짐하면서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다. 
  
 故 송채림님의 아버지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송진영 부대표가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 임재근
 
발언들이 끝난 뒤에는 어린이합창단 '하늘고래'가 <꿈꾸지 않으면>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공연했다. 참사가 발생했을 즈음 태어났을 어린이들의 공연을 보며 유가족들과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어린이합창단 ‘하늘고래’가 <꿈꾸지 않으면>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공연하고있다.
ⓒ 임재근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세월호 참사 순직교사, 순직소방공무원 그리고 의사자가 안장되어 있다. 순직공무원묘역 11~20에 순직교사이신 고창석, 양승진, 박육근, 유니나, 전수영, 김초원, 이해봉, 이지혜, 김응현, 최혜정 선생님이 안장되어 있으며 남윤철 선생님은 청주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되었다.
순직소방관 정성철, 박인돈, 안병국, 신영룡, 이근교 소방관은 소방공무원묘역 110~114에 안장되어 있으며, 세월호 의사자 양대홍, 박지영, 정현선님은 순직공무원 묘역 뒤편에 의사상자묘역 51~53에 안장되었다.
  
 세월호 의사자 故 양대홍, 박지영, 정현선 묘역
ⓒ 임재근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는 16일 오후 4시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세월호참사 9주기 대전시민 참여마당 및 기억다짐 문화제 – 별이 된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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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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