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한 韓기업, 2분기 전망 대폭 개선…'리오프닝' 빨라질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올해 2분기(4~6월) 경기 전망이 이전보다 대폭 개선됐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달 수출 실적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아직 잠잠한 편인 중국발(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앞으로 커질 거란 기대가 번지고 있다.
16일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1~27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중국한국상회와 함께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 228곳의 올 1분기 현황, 2분기 전망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실사지수(BSI) 방식에 따라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긍정적 응답이 많다는 의미이며, 0에 가까우면 그 반대다.
올 1분기 이들 기업의 현황 BSI는 시황(75)·매출(77) 모두 전 분기보다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매출은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전히 부정적 평가가 다수라 기준점인 100을 밑돌긴 했지만, 한국 업체가 체감하는 중국 내 경기는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때 현지 수요 부진(34.8%→31.1%), 원자재 문제(10.5%→8.3%) 등의 경영 애로가 다소 완화됐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영향에 대해선 절반에 못 미치는 48%만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다.
이런 변화는 향후 전망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중국 진출 기업의 2분기 전망 BSI는 시황(112)·매출(121) 모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각각 4분기, 3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다. 경영 실적과 여건, 판매, 비용 등의 부문에서 설비투자(97)를 제외하면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다.
중국발 훈풍은 업종과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 전기전자(95)를 뺀 자동차·화학·유통 등 대부분 업종에서 2분기 매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더 컸다. 대기업(103)·중소기업(124) 매출 전망도 3분기 만에 다시 100을 나란히 상회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속에 향후 경영 활동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예상 시점을 ‘올해 하반기 내’라고 답한 기업 비율이 43.9%로 제일 높았고, 상반기가 31.6%로 뒤를 이었다. 반면 내년 하반기 이후를 꼽은 기업은 4.8%에 그쳤다.
중국의 리오프닝 움직임을 보여주는 수치는 또 있다. 앞서 13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마이너스(-)였던 1~2월 실적, 시장 전망치 등을 훌쩍 뛰어넘은 ‘예상 밖 반등’이다. 아세안(ASEAN)과 러시아 등으로의 수출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증가세 전환은 2분기 중국 경제 회복 가속화라는 기대를 강화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안팎의 경기 개선 신호가 아직 미흡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강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여전한 데다 미·중 갈등, 인플레이션 등 회복을 가로막는 변수가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제조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해외 수요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만큼 중국의 수출 반등이 이어질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향하는 국내 수출 실적은 리오프닝 효과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대(對) 중국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10일엔 미국에 밀려 2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대중 수출 등에선 당분간 큰 터닝포인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에선 재고가 줄고 소매 판매 등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 경기는 예전 수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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