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쌀·콩 비지 반전…몰랐던 '진가' 찾아내자 20만개 불티났다

백일현 2023. 4. 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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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식품 폐기물을 줄이려는 기업의 노력과 친환경·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버려지던 밀기울·비지·맥주박 재탄생


16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식품 제조·상품화 과정에서 버려지던 밀기울, 비지, 맥주박 등에 새로운 가공 기술을 적용해 상품화한 업사이클링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밀기울(브랜)을 넣어 만든 시리얼 ‘든든한 브랜 그래놀라’를 지난달 출시했다. 밀기울은 밀을 빻아 체로 걸러서 남는 속겨나 껍질 부분이다. 그동안 제분 부산물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비타민B군이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해 식재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밀기울(브랜)을 넣어 만든 시리얼 ‘든든한 브랜 그래놀라’를 지난달 출시했다. 밀기울은 밀을 빻아 체로 쳐서 남는 속겨나 껍질 부분이다. 사진 농심켈로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도 최근 밀기울 등을 접목해 밀가루 대비 열량은 낮추고,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늘린 ‘착한빵식 통밀식빵’을 선보였다.


MZ세대 관심 높아…20만 봉 판매 스낵도


삼성웰스토리는 농가에서 버려지는 비지 등을 활용해 단백질 스낵 ‘비요미 프로틴 검은약콩 오곡크런치’를 내놓았다. 비지는 두부 생산 공정에서 활용도가 낮지만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점에 착안해 건강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고객들을 겨냥해 제품화했다.

최근 한 사내식당에서 시범 판매했더니 한 달 만에 7만여 개가 팔렸다. 이 회사는 MZ세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업사이클 푸드 브랜드 ‘비요미’에서 품질에는 문제가 없으나 외형에 흠이 있어 판로가 막힌 농가의 ‘B급 농산물’을 가공해 비요미 ABC주스, 배도라지, 고구마선식 등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농가에서 버려지는 비지 등을 활용해 단백질 스낵 ‘비요미 프로틴 검은약콩 오곡크런치’를 내놓았다. 한 오피스군 사내식당에 시범적으로 내놓은 결과 한 달 만에 7만여 개가 팔렸다. 사진 삼성웰스토리


CJ제일제당은 깨진 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30%가량 함유한 고단백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의 사내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을 통해 발굴한 제품으로 한 봉지에 계란 한 개 분량의 단백질과 바나나 두 개만큼의 식이섬유가 담겨 있다. 앞서 10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20만 봉에 육박했고 지난 2월부터는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깨진 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30%가량 함유한 고단백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을 선보였다. 지난 2월부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오비맥주는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함께 맥주 양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맥주박을 활용해 만든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내놓았다. 맥주박을 가루 형태로 만든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와 비교해 단백질, 식이섬유 함량이 많고 칼로리는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평균 4.6%씩 성장…전 세계 70조 시장


앞으로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시스템(FIS)에 따르면 전 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시장은 지난해 53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였다. 연평균 성장률이 4.6%로 2032년엔 833억 달러(약 1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식품이 약 13억t으로 추산되는 등 생산된 식품의 30% 이상이 낭비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가별로 식품 업사이클링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MZ세대가 업사이클링 푸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품 폐기물을 배출하는 국가로 알려진 미국은 다양한 업사이클링 푸드 관련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업사이클링푸드협회를 결성하고 인증마크도 발표했다”며 “업사이클링 푸드가 식품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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