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수도 한복판서 정부군·반군 교전…민간인 최소 56명 숨져
북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 등에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의 교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AP뉴스 등에 따르면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수단 전역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민간인 최소 5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부상자는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총 59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는 전날 새벽부터 전투를 벌였다. RSF는 정부군이 반군으로 규정한 준군사조직이다.
외신들은 이번 교전이 정부군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RSF 사령관의 권력 투쟁으로 본다.
전날 새벽부터 수도 하르툼 일대에선 총성이 들렸다. 기관총과 장갑차, 전차가 동원됐다. 전날 정부군은 전투기로 하르툼 곳곳의 RSF 기지에 폭격을 했다.
양 측의 교전으로 하르툼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은 대부분 연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항공사는 항공기 1대가 충돌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항공기 1대도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영국 BBC 기자 1명이 군 본부에 끌려가 구타 당했다고 BBC는 전했다.
양측은 유혈사태의 책임, 전세 등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다갈로 RSF 사령관은 정부군이 먼저 RSF 부대를 포위해 전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RSF 측은 자신들이 대통령궁과 육군 참모총장 관저, 국영 방송국, 하르툼 국제공항, 남서부 도시 니알라와 알파시르, 남부 도시 엘오베이드 등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군 지도자 부르한 장군은 알자지라에 RSF가 먼저 하르툼 남부군을 공격해 교전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궁 등 모든 전략시설은 정부군이 통제하고 강조하면서 하르툼에 추가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옴두르만의RSF 기지도 정부군이 장악했다고 밝혔다.
AP 등은 정부군과 RSF의 교전이 수단의 민주화 움직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교전이 자칫 전면적인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단에서는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이어 발생한 군부의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후 군부와 야권이 구성한 주권위원회가 선거와 민정 이양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부르한 장군이 주도한 군부가 2021년 10월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주권위원회를 해산하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민주화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RSF는 정부군과 2019년 쿠데타를 함께 일으켰지만, 2021년 쿠데타 이후 정부군과의 통합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미국, 러시아, 유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압둘라 알 나흐얀 UAE 외교장관과 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당사자들이 전제조건 없이 즉각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성명에서 "안보리 회원국들은 수단 정부군과 RSF 간 군사적 충돌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당사자들에게 현재 수단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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