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원 세계 시장 노리는 ‘물클’…5대 전략으로 판 키운다

장정욱 2023. 4.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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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 시스템으로 세계 물산업 진출
기술 개발·시장 진출 전주기 인프라
2020~2021 연매출 성장률 41.4%
물기업 성장 지원센터로 미래 대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이하 물클)은 지난 2020년 기준 996조원에 달하는 세계 물시장 진출을 위한 ‘원스톱 시스템(one-stop system)’ 복합단지다. 47조원 규모 국내 물산업은 물론 연평균 3.4% 성장하는 세계 시장을 노리고 전방위로 지원한다.


2019년 6월 준공한 물클은 기본적으로 연구개발(R&D)을 돕고 기술 검증과 실적 확보를 함께하는 기관이다. 나아가 국내 사업화를 성공시키고 최종적으로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전과정을 지원한다.


지난 14일 환경부 기자단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물클을 방문했다. 전체 면적 14만5000㎡ 규모 물클은 깨끗하게 정비된 시설과 넓은 공간이 ‘깨끗함’과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물클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시설을 둘러보기에 앞서 기자단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회의실에서 물클 사업 개요와 시설·추진 현황, 미래전략을 들었다.


이승주 한국환경공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물산업전략처장에 따르면 총 2409억원을 투입한 물클은 크게 진흥시설과 실증화시설로 구분한다. 이들 시설을 바탕으로 주변에 46만1000㎡ 규모 물기업 집적단지를 조성해 물산업 관련 총괄 단지를 완성하게 된다.


진흥시설은 물융합연구센터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워터캠퍼스, 홍보전시관으로 다시 나뉜다. 진흥시설은 산·학·연 융합 기술개발과 전문인력·벤처기업 양성, 물기술·제품 사업화, 정보 교류, 연구·홍보 등 지원을 맡는다.


물융합연구센터는 지상 4층 2개 동 건물(연면적 1만1956㎡)에 실험분석실, 임대 연구실(35실)과 실험실(33실)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지상 6층(연면적 1만4718㎡)에 한국환경공단 물클 사무실과 홍보전시관, 임대사무실(11실), 게스트하우스(52실), 대관시설(6실)로 구성했다.


워터캠퍼스는 지상 4층(5620㎡) 규모에 물기술인증원(4실), 창업보육실(13실), 강의실(5실)을 두고 있다.


이승주 처장 안내로 둘러본 실증화 시설은 물 관련 기업의 기술·연구를 위한 핵심 시설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시험(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실증 플랜트는 하루 2000t 규모 정수를 비롯해 하수와 폐수, 재이용 수를 각 1000t까지 실험할 수 있다.


이승주 한국환경공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물산업전략처장이 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총 45개소 수요자 설계구역에서는 각 기업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용수를 공급한다. 기업 기술 보안을 위해 시설은 별도 출입구와 차폐벽을 두고 있다. 특히 수요자 설계구역은 연구실마다 용수 공급 시설과 하·폐수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어 물 기업 입장에서는 최적의 연구장소로 손꼽혔다.


현재 입주 기업은 모두 133개로 전체 시설 141개 대비 입주율은 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도별 입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수치다. 실험실은 33개 모두 입주 중이며, 창업·보육실과 수요자 설계구역은 각각 1개씩만 남았다.


입주기업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액은 2020년 6462억원에서 2021년 9139억원으로 41.4% 늘었다. 수출액 또한 2020년 490억원에서 2021년 570억원으로 16.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고용인원(종사자 수)은 2437명에서 3000명으로 23.1%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입주기업 가운데 30곳은 1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두고 있다. 2020년 18개소 대비 12곳 늘었다. 50억원에서 99억원 사이 기업도 2020년 13곳에서 2021년 20곳으로 많아졌다.


물클은 국내 최대 입주기업 기술·제품 상시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물산업 홍보관을 바탕으로 국내외 환경 전시회를 지원하고 기업 제품 판로 확대 등을 돕는다.


입주 기업인 (주)미드니는 물처리 종합솔루션 업체로 그동안 쌓은 기술로 다른 입주 기업에서 생산한 여러 제품을 조합해 통합형 정수처리설비를 개발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베트남 시장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캄보디아까지 판로를 확대했다


상하수도 파이프와 이음관 등을 생산하는 ‘PPI PIPE’ 또한 관련 업계 유일한 중견기업으로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까지 상하수도 자재를 수출한다. 세계 최초 100년 수명 ‘iPVC’ 상수도관과 지진에서 95% 이상 견디는 내진용 상수도관 기술로 미국수도협회 인증은 물론 미국국립위생규격 인증 등 국내외에서 뛰어난 기술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 업체인 (주)미드니가 다른 입주 기업에서 생산한 여러 제품을 조합해 개발한 통합형 정수처리설비 모습.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물기업 성장 지원센터로 미래 수출 시장 도전

이처럼 물클은 한국환경공단이 대구시, 한국수자원공사, 조달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업 유치부터 사업화, 실증화, 해외진출까지 체계적 지원을 하는 게 큰 장점이다. 한국물기술인증원도 물클에 입주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물 관련 인증을 처리·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화 지원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동반성장 지원을 통해 64개 입주 기업이 판로를 키워 5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케미칼 네트워크를 활용 해외 시장도 개척 중이다.


그동안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물기업과 해외 구매자(바이어)를 연결해 온라인 수출 상담을 지원해 왔다. 특히 대기업과 입주 기업 간 동반 해외 진출을 성사해 상생발전 대표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2019년 준공 이래 4년 차에 접어든 물클은 미래를 대비해 5대 전략을 수립 중이다.


먼저 물기술 패러다임 전환 지원이다. 물클은 앞으로 스마트 상하수도 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 물관리, 지방 상수도 현대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형 디지털 물기술 발굴, 실증 플랜트 운영자료 실시간 공개, 실증 플랜트 자산관리 도입 등으로 한 단계 진화한 물관리 기술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다음 단계로 물기업이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는 시설 필요 클러스터 시설 고도화를 진행한다. 실증 플랜트 제어계측설비를 개선하고 운영자료 실시간 공개와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 발굴, 실증 플랜트 CPS(가상물리시스템) 도입 등을 계획 중이다.


물기술 패러다임 전환과 실증시설 고도화에 이어 기업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는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진출국 기준 인·검증이 필요한 만큼 물기술 성능검증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해당 진출국 인·검증 정보를 수집하고 물클 내 실증시설을 활용해 사전 적합성 검토를 거치는 방식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정수 실증 플랜트 시설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민·관 통합형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구축 계획도 내놓았다. 물클이 실증화 시설 제공과 성능평가 브랜드 개발, 국제행사 공동개최 등을 통해 국내와 해외 네트워크를 잇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대기업과 설계사, 입주 기업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One-Team 사업추진단’을 꾸린다. 중소 기자재 업체와 부품 생산자 간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공동기술개발, 국제기술대전, 공동 전시회 등을 열어 해외 진출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물산업 지원체계를 한 단계 강화한다. 그동안 사업별 전후 지원 연계가 부족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부서별 기술개발에서 사업화 지원까지 종합 추진하는 ‘물기업 성장지원센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효율 기자재나 처리 시간 단축 기술, 운영비 저감 기술 등 물클에서 성능을 검증한 제품은 브랜드를 만들어 신뢰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물클 내 입주기업 사무공간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다중 언어 안내 시스템을 구축한다. 각종 통계와 시장정보를 상시 제공하는 한편 우수제품 판로개척지원, 인력 채용 포털, 미래형 학습시스템까지 ‘One-Click 기업 지원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물클은 이러한 미래발전전략과 함께 홍보전시관 설립, 메타버스·가상현실(VR) 활용 홍보 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화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통합물관리 특성화 대학원을 신설해 신진연구인력을 키우는 내용이다. 특성화 대학원에서 시공과 설계, 공법 등 기업 직군별 표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기업 수요 맞춤형 교육을 하게 된다.


특화인력 양성과 함께 국제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친한(親韓) 인재 육성사업을 통해 미래 고객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무원·공공기관 초청 연수, 교환 근무, 석·박사급 인력양성·교류 등을 통해 해외 시장 인력망을 촘촘하게 만들 예정이다.


박석훈 물클 사업단장은 “물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언론, 기관과 기업이 한데 뭉쳐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산업 콘트롤 타워로서 클러스터 영향력 확장이 중요하므로, 물산업 진흥을 위한 클러스터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처장이 물산업클러스터 모형도를 보며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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