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유가 상승 압력 우위…변동성 확대 전망"

러시아 감산·중국 리오프닝 등 영향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 감산 지속,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향후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평가(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앞으로 국제유가는 상방 압력이 다소 우세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對) 러시아 제재 이후 석유 교역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러시아 석유 공급 불확실성이 유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러시아는 제재 이후 유럽연합(EU) 대신 인도와 중국으로 원유 수출을 확대했다. 이에 러시아산 원유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원활하게 공급돼 유가의 상승압력이 제한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원유 수출 물량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관한 시장의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또 정제유의 경우 아직까지 EU를 대체할 수출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박나영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향후 공급 차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향후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유 공급 감소가 본격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유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 수요· 올해 정제유별 수요 전망·국가별 석유 소비 비중 관련 그래프. ⓒ한국은행

수요 측면에서 살펴보면 올해 중국의 석유 수요 회복 규모가 유가의 추가 상승 폭을 결정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박 팀장은 "주요 기관들은 중국의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항공유 수요 회복에 힘입어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반기로 갈수록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중국은 여타 국가보다 정제유 소비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향후 제조업 경기가 본격 활성화할 경우 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향후 국제유가는 이 같은 상방 압력이 다소 우세한 상황에서 여타 요인의 전개 양상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유럽 천연가스 수급 차질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 불안은 상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면 미국 등 비(非)OPEC 국가의 증산 가능성, 금융 불안 재확산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