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1년반 전으로 ‘뚝’…부동산에 다시 자금 들어오나

진욱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3@mk.co.kr) 2023. 4. 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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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금리 하락에 은행권 가산금리도 인하 경쟁
일반 주담대 3월 한달새 4.6조원 급증
(출처=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약 1년 반 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통화 긴축 종료 기대로 시장 금리가 떨어진데다, ‘돈 잔치’ 비난을 피하려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 경쟁까지 벌인 결과다.

이로인해 3월 한달새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4조6000억원 급증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조짐이다.

연합뉴스 조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이다. 이는 하단금리 기준으로 3월 3일과 비교해 0.770%포인트(p) 급락한 수준이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619%포인트(4.478%→3.859%)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일례로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14일 현재 3.640%로 2021년 9월 말(3.220%)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 8월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시작된 만큼, 대출금리가 사실상 통화 긴축 시작 지점으로 거의 되돌아간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80∼6.060%)도 한 달 보름 사이 하단이 0.740%p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80∼6.631%로 하단이 0.740%p 내려왔다.

여기에다 연초부터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돈 잔치’ 비난 뭇매를 맞은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상생 금융’을 강조하며 0.3%p 안팎 가산금리를 스스로 낮춘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5∼6%에 이르던 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크게 떨어지자, 위축됐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잔액 800조8000억원)은 2월 말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 전세자금 대출이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자금 수요 감소와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2월에 이어 3월에도 2조3000억원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약 4조6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 지난해 부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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