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보다 빨랐다…기시다 테러범 잡은 ‘빨간옷’ [영상]

나경연 2023. 4. 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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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한 당시 경호원보다 빠르게 용의자를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 속에서 이 남성은 용의자가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지자마자 그에게 다가가 헤드록을 걸어 경호원이 올 때까지 용의자를 붙잡아뒀다.

용의자는 체포될 당시 비슷한 폭발물을 하나 더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남성의 빠른 대처가 2차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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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제압한 남성, 사이카자키 항에서 일하는 50대 어부
주민 “어부라 힘도 세고 눈치 빨라 민첩하게 움직였을 것”
15일 오전 11시30분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이 남성을 현장에서 재빠르게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가 화제다. NHK보도 화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한 당시 경호원보다 빠르게 용의자를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 속에서 이 남성은 용의자가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지자마자 그에게 다가가 헤드록을 걸어 경호원이 올 때까지 용의자를 붙잡아뒀다.

15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와카야마현에서 기시다 총리를 향해 은색 통을 던진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기시다 총리가 연설하려고 수백명의 청중 앞으로 나서는 순간 은색 통을 던졌고, 통이 땅에 떨어지자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11시30분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이 남성을 현장에서 재빠르게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가 화제다. NHK보도 화면.


언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폭발음이 나자 웅성거리면서 혼란스러워한다. 경호원들도 상황을 파악하느라 용의자를 빠르게 찾아내지 못하는 사이 빨간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용의자의 목덜미를 잡는다. 이 남성은 용의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팔로 목을 감싸는 등 헤드록을 걸었고 거친 몸싸움 끝에 용의자를 바닥에 눕힌다. 이후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도 이 남성이 있는 곳으로 모여 용의자를 제압한다.

현지 언론은 이 남성을 사이카자키항에서 일하는 50대 어부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처음에 뭔가를 던지고 다시 배낭에서 뭔가 꺼내려 했다”며 “순간 몸이 움직여 붙잡았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체포될 당시 비슷한 폭발물을 하나 더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남성의 빠른 대처가 2차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지역주민은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가 유명해지자 “그는 도미잡이 어부다. 어부라서 힘도 세고 눈치도 빨라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경찰보다 더 빨리 움직여서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용감했다. 어부들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1시쯤 JR와카야마역을 찾아 연설하고, 이후엔 지바현 우라야스시를 방문하는 등 폭발물 사고 이후에도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또한 용의자를 처음으로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어부에게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오전 11시30분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을 야기시킨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기시다 총리의 선거유세 연설 행사장에 폭발물 추정 물체를 던진 용의자는 기무라 류지(24)로 확인됐다. 기무라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의 행사장에서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하원) 와카야마 1구 보궐선거 지원연설을 시작하기 직전에 긴 통 모양의 은색 물체를 투척했다.

일본 언론들은 기무라가 현지 공립 초·중·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토박이라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기무라가 부모와 함께 2층 단독주택에 살고 있고, 평소 집안일을 돕는 평범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는 이웃 주민의 인터뷰를 전했다.

기무라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 “변호사가 오면 이야기하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의 자세한 상황이나 범행 동기를 수사하는 것과 함께 폭발물 분석도 진행할 방침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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