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 김동연' 진심 어린 소통으로 미국서 4조 원 수확

최경준 2023. 4.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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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유치, 청년기회 확대 등 목적으로 미국 방문... 자동차, 2차전지 등 전략산업 혁신동맹 논의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현지 시각)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 美 펜실베니아 소재)를 방문해 5천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은 뒤 수소차 충전 및 시승을 하고 있다.
ⓒ 경기도
 
"대단히 만족합니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해외 투자유치, 청년기회 확대, 혁신동맹 구축을 목표로 취임 후 첫 미국 순방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방미 성과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실제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부터 6박 7일간 미국 순방에서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5개 지역을 방문, 4개 해외 기업으로부터 약 4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지사는 14일 오후(아래 현지 시각)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특히 만족하는 건 투자에 있어서 경기도의 정책 방향을 얘기했을 때 4개 기업 중 최소한 2개 기업 이상은 자기들이 더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받기 위해 좋은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제가 임기 중에 100조 이상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이제까지 아주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충분히 초과 달성할 수 있다"며 "최소한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경기도에 유치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방문의 주요 목적인 청년기회 확대 측면에서도 김 지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는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와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두 대학과의 협약에 따라 올해만 80명 이상의 경기도 청년이 두 미국 대학에서 해외 연수를 할 수 있게 됐다.

김 지사는 15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16일부터 3박 4일간 두 번째 방문국인 일본에서 투자유치와 청년기회 확대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은 12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코네티컷 댄버리 인테그리스사(Entegris) 기술센터에서 제임스 A. 오닐(Jim O'Neill) 인테그리스사 수석부회장과 수원시에 종합연구소를 설립하는 내용의 ‘반도체 소재 연구소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경기도
 
4개 기업, 약 4조 원 투자유치... "적극적인 설득과 맞춤형 제안이 주효"

김동연 지사가 이번 미국 순방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끌어낸 기업은 뉴욕에 있는 ESR켄달스퀘어(주)다. 이 회사는 향후 7년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 원)를 투자해 경기도 내 최대인 100만㎡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신규 고용효과만 5천여 명, 경제 유발 효과 2조 5천억 원, 연간 130억 원 이상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김 지사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 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는 역시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ed) 사와 3억 8천만 달러(한화 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린데 사는 지난 1월 1,5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은 데 이어 3개월 만에 3배가 넘는 추가 투자를 결정해 의미를 더했다. 같은 날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종합연구소를 수원시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유치 성과에 대해 "기업에 대한 김 지사의 적극적인 설득과 맞춤형 제안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김 지사는 만나는 기업인마다 경기도의 강점과 지원 의지를 맞춤형으로 설파하며 투자를 끌어냈다.

반도체 관련 기업에는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인 경기도의 강점과 혁신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위해 미래성장산업국과 반도체산업과를 신설한 이유를 설명하고, 원스톱 지원서비스 제공 등을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했다. ESR켄달스퀘어(주)에는 RE100 실천 등 기후변화에 대한 경기도의 주요 대응과 친환경 복합물류센터 조성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제시하며 투자를 끌어냈다.

특히 지난해 11월 김동연 지사가 옛 경기도지사 공관인 도담소에서 미래 성장 혁신기업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한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이 실질적 투자로 이어져 주목받았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에어프로덕츠 코리아 김승록 대표가 김 지사에게 에어프로덕츠 미국 본사 방문을 요청했는데 김 지사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약속을 지켰고, 5천억 원 투자유치를 만들어냈다.

김동연 지사는 "지금도 경기도가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성장, 4차 산업 분야의 중심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의 중심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이번 투자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현지 시각) 로리 맥컬리(Laurie McCauley) 미시간대학교 부총장과 '경기도-미시간대(U-M) 청년사다리'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미국 유명 대학 2곳과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진행 합의

김동연 지사는 청년기회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와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경기도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는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 해소와 계층이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두 대학은 올해 '경기청년 사다리'라는 이름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학, 문화 체험, 기업탐방, 팀 프로젝트 등의 수업을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해마다 300여 명을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미시간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호주 등의 대학과 기업으로 보낼 계획이다.

또 다른 방문목적인 혁신동맹 구축에도 구체적 성과가 있었다. 김 지사는 11일 그레첸 휘트머(Gretchen Whitmer) 미시간 주지사와 만나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 구축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동연 지사가 "배터리, 모빌리티, 바이오 분야는 물론 휘트머 주지사님께서 관심 두고 계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다. 경기도와 미시간이 혁신동맹을 맺었으면 한다"고 제안하자 휘트머 주지사는 "같은 생각이다. 양 지역의 기술이나 경제 분야에도 공통점이 많다 앞으로 함께하면 시너지를 얻을 것"이라고 적극 화답했다. 김 지사는 휘트머 주지사에게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의 안전 시험센터 준공식 참석, 부산시가 추진 중인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며 외교사절의 역할도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14일에는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양 지역 간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경기도와 버지니아주는 1997년 4월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하고 활발한 교류를 했지만, 코로나19로 교류가 중단됐었다. 김동연 지사는 영킨 주지사에게 "버지니아주와 자매 지역 관계를 더 확대하기 위해 중단됐던 정책협의회를 재개했으면 한다. 미래성장산업국장, 국제관계대사 등이 챙기도록 하겠다"며 양 지역 공무원 인적교류, 2030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등을 제안했다. 영킨 주지사 역시 "양 지역 간 관계가 재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미시간주의 앤아버(Ann Arbor)에 위치한 미시간대학교 엠시티(MCity)를 방문, 남경순 도의회 부의장과 함께 자율주행차를 시승했다.
ⓒ 경기도
 
이 밖에도 김동연 지사는 미시간대학교의 자율주행차 시험장인 엠시티(Mcity),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 등 혁신경제 현장을 방문해 최신 기술 동향 파악과 함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또,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뉴욕대 얀르쿤(Yann LeCun) 교수와도 만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경기도-뉴욕대 간 AI 관련 협업을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김동연 지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원인에 대해 "제가 커뮤니케이션이나 언어가 완벽하진 않지만, 상대방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상대방에 대해 미리 자료 조사를 해서 공통 관심사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줬던 것에 대해 대부분 기업이 굉장히 높게 평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제가 경기도의 정책 방향과 저의 정책 의지를 얘기하면 대부분이 자기네랑 같은 입장이라면서 추가 투자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경기도의 잠재력과 제가 보여준 비전 등에 대해서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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