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금리, 긴축 이전으로 회귀…주담대 다시 '꿈틀'

이세미 2023. 4. 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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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이자율이 한국은행의 본격적인 통화정책 긴축 시작 시점인 약 1년 반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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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은행권 대출 이자율이 한국은행의 본격적인 통화정책 긴축 시작 시점인 약 1년 반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와중 금리까지 내려가면서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로 집계됐다. 이 같은 하단 금리는 2021년 9월 말 기록인 3.220%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 시작된 시점이 2021년 8월부터란 점을 감안하면, 대출 금리가 사실상 통화 긴축 시작 당시로 거의 되돌아간 셈이다.


최근 은행 대출금 이자율의 하락 속도는 시장 논리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은행채 5년물 등 지표 금리의 낙폭을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압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자 장사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은행들이 저마다 대출 가산금리를 0.3%p 가량 스스로 낮춘 영향이 컸다.


문제는 금리가 낮아지자 한 동안 위축됐던 대출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00조8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2014년 1월 이후 9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를 나타냈지만, 한 달 새 다시 증가 전환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올해 2월에 이어 3월에도 2조3000억원 줄었다. 나머지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4조6000억원이나 급증했다는 얘기다.


통화정책 기조와 달리 지나치게 시장 금리가 떨어지는 현실에 한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와중 기업어음·회사채 발행과 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융 여건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의도했던 수준에 비해 완화적인 것은 아닌지 다양한 유동성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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