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이어리]시진핑은 왜 LGD 공장을 방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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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광둥성 광저우 지역 시찰 도중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찾은 일이 한국에서 꽤 화제가 됐다.
시 주석 방문 뒤의 LG디스플레이 주가 상승은 우리가 왜 중국의 소식을 듣고, 중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떠한 발언이나 행위의 배경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유추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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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독려·외자유치 의지로 해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광둥성 광저우 지역 시찰 도중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찾은 일이 한국에서 꽤 화제가 됐다. 방문 소식 하나로만 이튿날 한국 증시에서 LG디스플레이 주가가 5% 이상 뛰었을 정도다.
주가 상승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정 하나하나에 치밀하게 계산된 의미를 담는 중국의 국가 주석이 한국기업의 공장을 방문했다는 건, 추후 이 기업이나 시설에 대한 우호적 대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간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한국의 대기업이 투자한 중국 내 생산시설에 시 주석이 직접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보가 꽤 이례적인 것도 맞다.
방문 현장에서 시 주석은 적극적인 외자 유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이 새로운 발전 구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비즈니스 환경 건설을 강화하면 시장의 이점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투자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에 오고, 광둥성에 오고, 웨강아오 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지역)에 와서 기회를 포착해 중국 시장을 깊이 경작하고 기업 발전의 새로운 영광을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같은 날 중국 전기차 업체인 광치아이온신에너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장구히 변치 않을 것"이라며 "개방의 대문을 영원히 스스로 닫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시 주석의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 방문은 특정 기업이나 업종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개방'을 통한 '외자 유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한다. 한 중국 정치·경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올해 민간 기업과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매우 애를 쓰고 있다"면서 "기업 자체에 관심이나 지원 의지가 있거나, 특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과대해석하기보다는 적절한 분야와 규모의 기업을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시 주석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며, 주된 방문 목적을 숨기기 위해 시선 분산용으로 기업 방문 일정을 노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한 배경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시 주석의 방문 목적이나 배경은 그 본인과 최측근 외에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이벤트로 명확해진 것이 있다. 한중 관계가 냉각되고, 양국 간 정서가 악화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문을, 더 포괄적으로는 한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협력 의지를 분명한 '호재'로 봤다는 것이다.
중국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이 주된 업무인 베이징 특파원들이 피할 수 없는 댓글이 있다. 내용의 정확성이나 사실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닌, "관심 없는 중국 기사를 왜 쓰냐"는 비판적 반응이 그것이다. 시 주석 방문 뒤의 LG디스플레이 주가 상승은 우리가 왜 중국의 소식을 듣고, 중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떠한 발언이나 행위의 배경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유추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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