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전장 사업 주도권 잡아라" 삼성·LG, 맞붙었다

임채현 2023. 4.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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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
LG전자 전장, 9년 만에 흑자...M&A 인력 충원도
전장 시장 규모 2028년 993조원 넘어설 것으로
지난해 9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멕시코 하만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과 LG가 그룹차원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 및 부품 계열사 중심으로 해당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과거 모바일과 가전에 이어 향후에는 전장 사업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은 그룹 내 입지가 점차 탄탄해지고 있다. 하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익은 8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6.7%가 증가했다.매출은 13조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뛰어올랐다. 이는 하만이 지난 2016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약 9조3000억원을 투자해 하만을 인수했다. 이재용 회장이 2016년 9월 등기이사에 오른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그러나 인수 직후 2017년 하만 영업익은 574억원으로 전년도 6800억원에 비해 10분의 1 도 안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인수 이후 부진한 실적으로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취급됐지만 자회사 통폐합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외에도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전장부품 사업에서 견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해당 계열사들은 차량용 반도체, OLED, 배터리, 디지털 콕핏 등을 양산하며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한 전장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1일 페라리와 차세대 차량 모델에 탑재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차세대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됐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미래차 시장에서 입지 강화를 하겠다는 삼성의 포부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재용 회장의 동선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이 회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와 FCBGA(서버형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


올해 2월 초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본뒤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전장용 디스플레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삼성SDI 사업장도 찾았다. 삼성SDI는 연구소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계열사다.


이처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차량용 반도체·부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전장 시장 성장 속도가 매해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는 2028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세가 전망된다. 완성차 성장세가 3%인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


LG 역시 모바일 사업 철수 이후 전장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전장(VS) 사업본부는 이달 초부터 M&A 전문가 경력 인력을 충원 중이다.선발된 M&A 전문가는 국내외 업체의 전략적 지분투자와 M&A, JV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가 2028년 99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LG전자가 M&A를 추진한다면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21년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넥스트 SoC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후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자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LG전자는 그간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전장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2018년 1조4400억원에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했고 2021년에는 캐나다 전기차 부품 회사인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이외에도 사이벨럼과 애플망고 등의 경영권도 인수한 상태다.


이같은 자회사와 합작법인 사업을 기반으로 LG전자 전장사업은 4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지난 2013년 전장사업 진출 이후 9년 연속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LG전자의 올 1분기 호실적에도 이같은 전장 사업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업계 추측이다.


LG전자 외에도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차량용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모터와 자율주행용 센서와 카메라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과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 등에서 성과를 보이며 그룹 차원의 전장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해 LG전자 전장(VS) 사업본부 매출이 전년 대비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전장 사업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서 올 연말 100조원 상당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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