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에 목욕하면 우울증 사라진다?

이슬비 기자 2023. 4. 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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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영국 웨일스 거주 미첼 보크(Mitchell Bock)씨가 '찬물' 목욕으로 항불안제 복용을 끊을 만큼 치료됐다고 영국 미디어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부교감신경이 항진돼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에너지가 없는 사람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찬물 목욕이, 교감신경 활성화로 과도한 긴장과 불안증을 보이는 사람은 미지근한 물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는 게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는 데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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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하고, 힘이 없는 사람은 찬물 목욕,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고, 불안한 사람은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하는 게 심신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10년 동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영국 웨일스 거주 미첼 보크(Mitchell Bock)씨가 '찬물' 목욕으로 항불안제 복용을 끊을 만큼 치료됐다고 영국 미디어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흔히 뜨듯한 물로 반신욕을 하는 게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다. 뭐가 맞는 말일까?

둘 다 맞는 말이다. 단지, 적합한 사람이 따로 있을 뿐이다.

무기력하고, 힘이 없는 사람은 찬물 목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엘스비어 저널에는 찬물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돼 우울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적이 있다. 자율신경계 중 각성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연구팀은 "피부에는 차가움을 감지하는 수용체 밀도가 높아 찬물 샤워를 하면 말초신경에서 뇌로 압도적인 양의 전기 자극을 전달해 우울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영국 본머스대 연구팀에서도 20도 정도 찬물에 5분간 몸을 담근 뒤 MRI를 찍어 뇌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집중력, 의사 결정력, 감정조절력과 관련된 뇌 부분 연결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고, 불안한 사람은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하는 게 심신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지근한 물 목욕은 교감신경과 반대되는 역할을 하는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한다. 가천대 길병원 조서은 교수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면 부교감 신경 활성화로 근육은 이완되고 몸은 휴식을 취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이때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도 잘 분비된다. 실제로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에도 우울증 환자의 심부 체온 온도를 1.5~2도 올렸더니 항우울제를 먹은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났다는 연구가 실린 적이 있다. 반신욕은 심부체온을 올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자율신경계 균형을 적당히 맞춰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교감신경이 항진돼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에너지가 없는 사람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찬물 목욕이, 교감신경 활성화로 과도한 긴장과 불안증을 보이는 사람은 미지근한 물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는 게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는 데 더 좋다.

다만, 찬물이든 미지근한 물이든 10~20분이면 적당하다. 너무 오래 목욕을 지속하면 오히려 자율신경계가 교란될 수 있다. 또 노인이나 심혈관계질환이 있는 사람은 찬물 목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혈관 유동성이 약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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