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 통 던지자 쾅"…기시다 노린 20대 테러에 日충격

일본 여야 모두 "폭력 안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 투척 사건으로 일본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현직 정부 수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사건까지 발생한 까닭이다.

15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기시다 총리가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기 직전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3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기시다 총리는 사이카자키 항구에 도착해 생선회를 시식하고, 근처의 가두연설장으로 이동했다. 기시다 총리가 연설대에 서려던 순간 용의자가 은빛의 원통형 물건을 던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제지되고 난 후 흰 연기와 함께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와카야마 경찰 측에 따르면 용의자는 효고현 가와니시시(川西市)에 거주하는 24세 남성 기무라 유지(木村隆二)다. 그는 현재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수사 현장에선 폭발물로 추정되는 원통형 물건 2개가 압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기시다 총리는 현장에서 즉시 대피,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 경찰본부로 피신한 뒤 오후부터는 가두 유세를 재개했다. 현장 유세에 참석자 중에서도 별도의 부상자는 없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사건 이후 약 9개월 만에 이번엔 현직 정부 수반인 기시다 총리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 사건이 터지면서 일본 정계는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자유민주당 간사장은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기간에 이런 폭거가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기시다 총리, 관계자, 청중 등 모든 이들이 무사하길 바란다"면서 "배경이나 구체적 상황은 불분명 하나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시다 총리는 폭발물 사건과 관련 "심려와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지금 중요한 선거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모두 힘을 합해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