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살’ 9개월 뒤 ‘기시다 테러’… 또 여당 완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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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한 폭발물 투척 사건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부터 9개월여 뒤 발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사망 당시 현직이 아니었지만, 기시다 총리와 마찬가지로 선거 지원 유세 도중 공격을 당했다.
기시다 총리는 사이카자키 어항에서 발생한 폭발물 투척 사건에 대해 "심려와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짧게 언급한 뒤 "지금은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모두 힘을 모아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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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24세 남성 기무라 류지
이번에도 선거 전 유세장 테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한 폭발물 투척 사건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부터 9개월여 뒤 발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사망 당시 현직이 아니었지만, 기시다 총리와 마찬가지로 선거 지원 유세 도중 공격을 당했다. 기시다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 투척 사건도 일본 집권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K방송, 교도통신, 아사히신문을 포함한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와카야마현 사이카자키 어항(어업용 항구)에서 15일 오전 11시30분쯤 현장 시찰을 마친 기시다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폭발물을 던진 용의자는 효고현 가와니시에 거주하는 직업 미상의 24세 남성 기무라 류지다. 와카야마현 경찰본부는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한 기무라의 운전면허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기무라는 통이나 봉으로 보이는 은색 물체를 던졌다. 이후 폭발음과 함께 불꽃과 흰 연기가 일어났다. 이때 기시다 총리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긴급 대피했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연기와 폭발음에 놀란 듯 코와 귀를 가리며 다급하게 현장을 떠났다. 기무라는 경찰에 의해 제압된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기무라의 소지품에서 추가 폭발물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현 경찰본부에서 대기한 뒤 JR와카야마역으로 이동해 낮 12시47분쯤 연설을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의 연설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자리였다.
기시다 총리는 사이카자키 어항에서 발생한 폭발물 투척 사건에 대해 “심려와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짧게 언급한 뒤 “지금은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모두 힘을 모아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20여분간 연설한 뒤 와카야마현 지원 유세를 끝내고 지바현으로 이동해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일본은 지난 9일 전반부 지방선거를 치른 데 이어 오는 23일 후반부 지방선거와 5개 선거구의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전반부 지방선거는 여당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자민당은 41개 도부현 의회 의원 선거에서 2260석 중 과반인 1153석(51%)을 획득했다. 후반부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만큼, 일본 정치권의 관심은 중의원 4명과 참의원 1명을 뽑는 보궐선거로 쏠려 있다.
자민당은 이미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보궐선거에서 기시다 총리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 투척 사건으로 여권 지지층을 더 강하게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들일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
이번 사건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일로부터 9개월여 만에 발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8일 오전 11시30분쯤 일본 나라현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를 지원 유세하던 중 7m 앞까지 접근한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탄을 맞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이틀 뒤인 지난해 7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은 125석 가운데 76석(자민당 63석·공명당 13석)을 확보해 당초의 전망을 뛰어넘는 완승을 거뒀다.
시라토리 히로시 일본 호세이대 교수는 이날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 뉴스에 페이스북 계정을 연결한 댓글을 달고 “총리에 대한 반론이 있다면 투표로써 정당화해야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여론은 용의자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야당이 기사다 총리의 정책을 비판할 수 없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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