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날자 김승기 웃었다…캐롯, KGC 꺾고 4강 원점

송경모 2023. 4. 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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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중후반 이정현(24)의 3점슛이 연신 림을 통과하자 김승기 감독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캐롯은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플레이오프(PO) 4강 2차전에서 KGC를 89대 75로 여유 있게 꺾었다.

김승기 감독은 승리의 공을 온전히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상식 KGC 감독은 "슛도 제대로 못 쏘고 실책을 했다"며 "1차전 같은 경기가 다시 나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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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캐롯 김승기 감독(가운데)이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22-2023시즌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가 확실시되자 미소짓고 있다. KBL 제공

3쿼터 중후반 이정현(24)의 3점슛이 연신 림을 통과하자 김승기 감독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틀 전 대패의 흔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프로농구의 ‘다크호스’ 고양 캐롯이 정규시즌 우승팀 안양 KGC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캐롯은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플레이오프(PO) 4강 2차전에서 KGC를 89대 75로 여유 있게 꺾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매치업이었다. 캐롯은 앞서 6강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총력전을 폈다. 반면 와이어 투 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 우승을 달성한 KGC는 일찌감치 4강에 선착해 체력을 비축했다.

실제 이틀 전 1차전은 KGC의 99대 43 압승으로 끝났다. PO 사상 최다 점수 차 경기, 최저 득점 등 캐롯으로선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쏟아졌지만 김승기 감독은 실리를 택했다. 과감히 주전들을 빼주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날 2차전은 그 결실이었다. 디드릭 로슨의 분전 속에 1쿼터를 5점 뒤진 채 마친 캐롯은 경기 중반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2쿼터 11점을 올린 이정현의 활약을 앞세워 리드를 가져왔다.

감각을 끌어올린 이정현은 3쿼터 홈팬들이 들어찬 안양실내체육관을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3점슛 3방을 포함해 17점을 홀로 책임지면서 KGC의 기를 꺾어 놨다. 최종 32득점을 폭발시키면서 리그 최정상급 가드 변준형과 대결에서 KO승을 거뒀다.

수비 집중력도 결정력 못잖게 빛났다. 상대 패스 길목을 정확히 읽어내며 앞선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펼쳤고, 홀로 5개의 스틸을 따내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6강 내내 보였던 ‘미친 활약’을 4강에서도 이어가면서 프로 2년차라곤 믿기 힘든 괴물의 탄생을 선언했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골 밑을 완전히 장악한 로슨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5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김진유는 몸을 아끼지 않는 압박 수비로 KGC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적재적소마다 터진 한호빈의 순도 높은 3점슛은 추격 의지를 꺾어 놨다. 팀 자유투 성공률이 92.3%에 달할 정도로 너나 할 것 없이 최상의 집중력을 보였다.

김승기 감독은 승리의 공을 온전히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의 투혼에) 게임 도중에 눈물이 났다”며 “드라마 같은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이라며 남은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KGC는 캐롯보다 높은 야투 성공률을 보이고도 잦은 턴오버(19개)에 자멸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슛도 제대로 못 쏘고 실책을 했다”며 “1차전 같은 경기가 다시 나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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