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년째 책임지지 않는 국가권력 규탄"

윤성효 2023. 4. 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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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았습니다" 추모 경남공동행동, 15일 창원 추모문화제... 분향소 운영하기도

[윤성효 기자]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분향소. 한 청소년이 지나가다 들러 묵념을 하고 갔다.
ⓒ 윤성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이같이 외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및 국가 폭력 피해 추모와 생명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약속과 다짐, 추모 경남공동행동'은 15일 늦은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4.16 세월호 참사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들은 검정색 리본을 나눠 달기도 했고,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추모문화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부터 시작했고, 이어 정수아 어린이가 노래 "천개의 바람", 이경민 가수가 추모곡을 불렀다. 이날 창원민예총 회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다"는 제목으로 살풀이춤을 선보였고, '좋은세상'과 '개똥이'가 추모공연을 하기도 했다.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가슴에도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추억하는 것이고 상기하는 것이며, (세월호 참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진실을 모르고 잊지 않는 것을 넘어서 진실이 규명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역대의 많은 정권들이 참사에 대해, 학살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의 유족들도 오직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윤석열 정부도,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진보운동 세력들은 수많은 비극적 학살사건에 대해 수십년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을 해 왔다. 제주 4.3사건과 노근리(학살사건), 광주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투쟁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진실 알 권리 있다"... "책임 지지 않는 국가권력 규탄"

그러면서 조 본부장은 "세월호의 진실도 기억과 투쟁을 통해 마침내 진실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 날이 돌아 올 때마다 추모문화제를 준비하고, 기억하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진보적 노동운동을 하는 노동조합도 이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을 계기로 더 알리고 우리 모든 조합원들과 가족들이 이 날을 추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형래 본부장은 "9년 전 안타깝게도 세상을 먼저 떠나 별이 된 300여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인사했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는 "9년째 책임 지지 않는 국가권력을 규탄한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워진 것이 없다.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국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직접적인 침몰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고, 구조하지 않은 책임자를 제대로 밝혀내고 처벌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세월호참사 관련 국가기록물 공개도 잘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대통령기록물·국가정보원·군 등 미공개 정보). 과거 정부는 오히려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국정원과 기무사, 정보경찰 등을 동원해서 유가족과 시민을 불법 사찰하기도 했다. 국가는 이렇게 하려고 존재하느냐"고 했다.

"국가는, 정부는 국민 앞에 그 책무를 다 하라"고 말한 그는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 요구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하였고, 이 위원회에서 대통령, 행정부처, 국회에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를 위한 조치를 권고했다"며 "더 이상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가 국가의 잘못과 범죄로 침해받지 않도록, 안전사회를 위한 권고를 이행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조치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표는 "정부와 국회가 진상규명의 의지가 명확하다면 생명안전기본법에 명시된 대응복구 과정에 참여할 권리, 진실을 알 권리,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 피해자 모욕을 처벌할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하는 제.개정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참사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다른 법, 예를 든다면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법까지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개정하는 데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소영 대표는 "10.29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안전사회를 위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정부와 국회의 책임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다같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문화제. 이경민 가수.
ⓒ 윤성효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분향소.
ⓒ 윤성효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분향소.
ⓒ 윤성효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분향소.
ⓒ 윤성효
  
 4월 15일 오후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문화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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