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판도 완벽하진 않다. 지금은 보정 중
이형석 2023. 4. 15. 13:41
아마추어 야구에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일명 '로봇 심판'이 큰 문제 없이 첫 대회를 마쳤다. 다만 보완점도 확인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1일 야구 명문 덕수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처음으로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장비 설치 등의 이유로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16강전부터 이를 적용했다. 협회는 향후 전국대회에서도 로봇 심판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로봇 심판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KBO 퓨처스(2군)리그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투구의 궤적을 파악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이후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구심(주심)에게 볼 판정 내용을 전달한다. 구심은 스트라이크 때만 기존과 동일하게 목소리와 동작으로 이를 선언한다.
지난 11일 결승전 8회 도중 경기가 2~3분 간 중단됐다. 수신기와 이어폰 연결 등 기계 장비의 오류 탓이었다. 관계자가 장비를 점검한 뒤 경기는 재개됐다. 이번 대회 규정에 따르면 로봇심판의 오류로 30분 이상 지연되면, 주심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하도록 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반응도 조금 엇갈렸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대다수 감독이 도입을 반긴다"면서 "로봇 심판 도입 전엔 공 판정 문제로 항의 등으로 경기 시간이 늘어지곤 했는데, 지금은 다들 판정에 수긍해서 오히려 경기 시간이 단축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로봇 심판 도입 후 벤치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해놓고 있다.
반면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로봇 심판 판정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덕수고 두 번째 투수 정현우가 던진 커브는 포수의 미트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낮은 위치에서 잡았다. 하지만 몇 차례나 스트라이크가 선언이 이뤄졌다. 최 감독은 "컴퓨터와 싸워 이길 순 없다. 로봇 심판이 더 공정해야 한다. 거의 땅바닥으로 떨어진 공이 몇 차례나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우리가 (공 판정에 있어) 손해를 봤다"라며 아쉬워했다.
정윤진 감독도 "커브의 경우 스트라이크 판정이 이뤄질 때 '어~뭐지?'하는 반응이 나올 때가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포수쪽으로 좀 더 뒤로 밀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로봇 심판은 공이 홈플레이트 앞쪽의 앞면 스트라이크존과 홈플레이트 뒤쪽 뒷면 스트라이크존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낙폭이 크게 형성되는 커브가 앞면 스트라이크존 위쪽, 뒤쪽 스트라이크존 아래존을 걸쳐 통과함에 따라 판정 불만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 스트라이크존은 고교 선수들의 신장을 고려해 퓨처스리그 로봇 심판 스트라이크존보다 좌우로는 공 1개 정도 넓고, 높이는 조금 낮게 설정된 영향도 있다.
최재호 감독은 "고교 선수 성적은 입시와 연관된다. 타율이 떨어지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보다 완벽함을 요구했다.
KBSA도 현장의 이런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낮은 공, 휘는 공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관성이 있어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대회가 끝나고 의견을 수렴해 다음 대회에서 스트라이크존 설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심판이 도입되더라도 판정 시비를 아예 없앨 수는 없다. 결승전 덕수고 공격 때 구심이 체크 스윙 판정을 내렸는데 중계 화면상 배트는 전혀 돌지 않았다. 정윤진 감독의 항의로 4심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지만, 최초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로봇 심판은 보다 완벽해지기 위해 지금 보정 중이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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