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각] 영케이의 ‘Thanks to’ 들어보셨나요?

지승훈 2023. 4.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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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케이

뜰 것 같은데 안 뜬 노래 다들 하나씩은 갖고 계시죠. 좋은 노래는 결국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역주행각’은 일간스포츠가 역주행 가능성이 가득한 K팝 곡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한 번 들으면 두 번 듣게 될 그 노래, 알려드립니다.

밴드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최근 전역했다. 군필자에서 ‘역주행’ 작사가로 돌아온 그의 음악성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이게 되는 시점이다. 

지난 2021년 10월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카투사로 복무한 영케이는 지난 11일 만기 전역했다. 눈에 띄는 활동은 없었지만 사실 그의 실력은 가요계에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최근 차트에서 역주행에 성공,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그룹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Rose Blossom)가 바로 영케이가 작사한 곡이다. 그의 남다른 작사 실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것이다.

영케이는 데이식스의 메인 작사가로서 거의 모든 노래를 작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팀 내 보컬과 랩, 베이스를 맡으며 올라운드 아티스트로 성장해왔다. 그가 작사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데뷔와 동시에 시작한 ‘에브리데이식스’ 프로젝트였다. ‘에브리데이식스’는 데이식스가 매달 하나의 신곡을 내는 프로젝트로 작사, 작곡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영케이는 한 인터뷰를 통해 “어떤 기약이 없이 좋은 음악을 꾸준히 내는 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영케이는 수많은 곡을 작업했다. 입대 전까지 등록된 곡수만 154곡이다. 그가 작곡한 데이식스의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일부 곡들이 발매 시점이 지난 후 뒤늦게 역주행하면서 그의 음악성이 재조명 받았다. 단번에 성공한 곡은 많지 않으나 오랜 시간 그의 음악성이 빛을 발했다.

이번 하이키의 역주행에 영케이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영케이의 어떤 곡이 또 한 번의 역주행을 노려볼 수 있을까. 영케이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데이식스 유닛 이븐 오브 데이(Even of Day)의 ‘땡스 투’(Thanks to)를 추천한다. 제목 그대로 상대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내용으로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의 심장을 저격하는 노래다.

영케이가 전역 이후 멤버 성진이 진행 중인 KBS 쿨FM ‘성진의 디데이(D-day)’에 출연했을 때 오프닝곡으로 쓰인 바 있다. “언제나 날 안아준 그대. 행복을 안겨주었죠”, “세상 그 누구보다 그댄, 내게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가삿말들이 듣는 이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처럼 영케이가 작사해온 곡들은 한 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최근 다소 난해하거나 복잡한 멜로디의 K팝 노래보다는 곡의 스토리가 분명하면서 편하고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의 곡들이 역주행에 성공하곤 한다. 가수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 대표적인 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알 수 없는 멜로디와 가사, 기계로만 찍어내는 듯한 천편일률적인 음악 스타일은 오래 가는 음악이 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르는 노래가 ‘명곡’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며 “수익을 위한 일회성 곡이 아닌 10년, 20년이 지나도 듣기 편한 노래들이 많아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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