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멘토라는 신평 쓴소리에 친윤 '부글부글'
'尹 탈당설' 등 정치적 파장 부담 느꼈나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신평 변호사가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내놓으면서 친윤석열계(친윤계) 쪽에서 불편한 정서를 내비치고 있다. 신 변호사는 "매일 윤 대통령 내외분을 위해 기도드린다"면서도 정부·여당의 내년 총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하는 등 쓴소리를 지속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정국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윤 대통령은 신 변호사의 출판 기념회를 찾아 축사하는 등 가까운 관계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신 변호사가 저에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실 때 제 처가 꼭 읽어보라고 그 글을 보내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변호사에게 ' 멘토'라는 수식어가 생긴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러나 최근 친윤계가 신 변호사를 공개 비판하는 등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 2일 신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년 총선과 향후 정국의 전망'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데 대해 "윤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 그것은 달콤한 늪"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실에서 검사 출신 수십 명을 총선에 공천, 당선시켜 윤 정부의 전위대로 삼는다는 말이 파다하게 퍼져있다"며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국민의 심정을 너무나 헤아리지 않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친윤계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를 가장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부여하지 않은 멘토 호칭을 앞세워 사견을 훈계하듯 발설하고 있다. 더 이상의 '윤의 멘토' 신평 발 창작물은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친윤계는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걸 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저는 신 변호사의 발언이 일관성이 결여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굉장히 윤 대통령에 대해서 과도할 정도의 편을 들다가, 어느 순간에는 다른 얘기를 한다"며 "대통령의 멘토라는 호칭이 붙으면서 과도한 주목을 받았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가 신 변호사에 적대적으로 돌아선 건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 변호사가 제기한 '윤 대통령 탈당설'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신 변호사는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 발언은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에 큰 파문을 불러왔다.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데다, 실제 과거 대통령들이 소속 정당을 탈당한 사례가 있어 그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일부 당 대표 후보들은 신 변호사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신 변호사는 당시 맡고 있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후원회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신 변호사가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충돌한 일도 있었다. 그는 지난달 장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출마설에 대해 "자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장 의원은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고 곧바로 일축했고, 신 변호사는 "제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이처럼 신 변호사가 대통령실이나 여권 주요 인사들의 견해와는 다른 목소리를 연달아 내면서 견제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 변호사의 사견이 곧 윤 대통령의 속마음인 것처럼 해석되는 상황이 대통령실과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용 의원의 공개 비판에 신 변호사는 "표현이 서툴렀다"고 사과하면서도 "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렇지 않다'고 그때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부인했다"며 멘토 호칭은 자신의 요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만 신 변호사는 언론 등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멘토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떤 단어로 표현하겠냐'는 질문에 "제가 대선 과정에서 그 당시 윤 후보에게 적재 적시로 조언을 했고 그 조언이 적중했다. 가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제가 윤 후보를 밤 12시20분까지 설득을 하고 그렇게 해서 물꼬가 트였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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