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산 효과? D램·낸드 가격 ‘꿈틀’
지난 4월 1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 제품 가격이 3.235달러라고 밝혔다. 이 가격은 이날 오후까지 집계된 제품 현물가 평균치다. D램 현물가격이 오른 것은 2022년 3월 7일 이후 401일 만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해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범용 D램이다.
D램 가격은 크게 현물 가격과 고정 거래 가격으로 나뉜다. 현물가는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동향을, 고정 거래가는 기업 간 대량 거래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반도체 시장에서 현물가 거래 비중은 미미하지만 D램 고정 거래가의 선행 지표로 주로 쓰인다. 통상 현물 가격 추세는 수개월 뒤 고정 거래 가격에 반영된다.
낸드도 현물 가격 상승세가 나타난다. 지난 4월 13일 오전 ‘3차원(3D) 트리플레벨셀(TLC) 512Gb’ 제품 가격은 4.642달러로, 전날보다 0.4% 올랐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감산 발표 뒤 가격이 오름세다. 감산 발표 당일이던 4월 7일 4.608달러로, 지난해 12월 22일(4.94달러) 이후 처음 상승했다. 그 뒤 4월 11일 가격은 4.608달러로 주춤했으나 12일 4.625달러, 13일 4.642달러로 조금씩 상승세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한 뒤 나타난 첫 시장 변화라는 점에 의미를 둔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장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수요를 자극했을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에서 45.1% 점유율을, 낸드 시장에서는 33.8%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현물가 상승이 시장의 추세로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이후 고객들 재고가 충분히 줄어들고 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업황은 낮은 생산 증가율에 힘입어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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