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한 여친 루이비통 가방에 소변… 2심도 벌금형

말다툼을 하다가 여자친구의 명품 가방에 소변을 보고 구강청결제를 부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정덕수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32·남)에게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2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A씨는 2021년 10월1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여자친구 B씨의 집에서 B씨 소유의 150만원짜리 루이비통 가방에 소변을 보고 구강청결제를 부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들은 채무 문제 등으로 말다툼 중이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 방에 있던 가방을 거실로 갖고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형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재물을 망가뜨리거나 숨겨 그 쓸모를 떨어뜨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당초 경찰 수사를 받으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혐의를 부인했다.

A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은 가방에 소변을 진짜 본 게 아니라 그 시늉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가방 안에서 채취된 면봉을 감정한 결과 소변 반응은 '양성'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DNA형도 검출됐다.

지난 1심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피해자에게 금전을 지급하고 합의했다"면서도 "본인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범행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