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흡수하고 몸집 불린 JP모건 [3분 미국주식]
은행 위기 속 1분기 ‘어닝시즌’
미국 대형은행은 지난달 중소형은행에서 이탈한 자본을 빨아들이며 금고를 더 두둑하게 채웠다. 자산 규모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이 정점으로 다가가는 고물가·고금리 국면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할 때 JP모건 같은 대형은행은 고객 예금을 늘려가며 자산을 불렸다.
JP모건은 15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7.55%(9.74달러) 상승한 138.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권시장 정보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닷컴 기준 시가총액 4066억8000만 달러로 평가되는 ‘우량 은행주’ JP모건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JP모건은 뉴욕증권거래소 개장을 앞두고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393억4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32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취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에서 매출은 361억9000만 달러, EPS는 3.41달러였다. 모든 실적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JP모건 실적에서 주목할 대목은 예금 보유액이다. 1분기 예금 보유액은 2조3800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금리 인상을 시작했던 1년 전보다 7% 감소했지만, 직전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2% 늘어났다. 또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산하 시장정보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인 2조3100억 달러를 상회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JP모건의 예금 보유액 증가의 배경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에서 이탈한 자금이 JP모건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JP모건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당한 규모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고, 시중은행 예금의 유입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미국 연방금융기관검사위원회(FFIEC)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집계에서 3조773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은행이다. 이런 JP모건은 SVB처럼 지난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중소형은행 예금을 신규로 유치하며 자산 규모를 늘렸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래를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는 건전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고 대차대조표는 튼튼하며 기업 상태도 좋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1년간 목격한 ‘먹구름’이 여전히 남았다. 은행권의 혼란은 그 위험을 가중했다”고 비관했다.
다이먼은 그동안 미국 경제를 기상 현상에 비유해왔다. 연준의 첫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해 6월 2일 뉴욕에서 열린 금융 회의에서 “나는 그동안 먹구름이 꼈다고 말했다. 이제 그 말을 바꾸겠다. 그것은 허리케인이 됐다. 작은 허리케인이 될지, ‘샌디’처럼 슈퍼 허리케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JP모건을 포함한 미국 주요 은행들이 이날 실적을 발표하고 1분기 ‘어닝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JP모건 못지않게 관심을 받은 은행은 미국 내 3위인 씨티은행의 지주사 씨티그룹이다. 씨티그룹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78%(2.26달러) 오른 49.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씨티그룹도 대형 금융사답게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14억5000만 달러, 순이익은 46억 달러(EPS 2.19달러)로 집계됐다. 실적은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매출 199억9000만 달러, 순이익 43억 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는 성명을 내고 “우리의 대차대조표는 강력하고, 잘 관리돼 있다. 회사를 혁신해 단순화하고, 핵심 사업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자평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56%(11.88달러) 하락한 201.71달러에 장을 마쳤다. 보잉은 “공급업체의 부품 문제로 737 맥스 기종 여객기 인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공급업체로부터 ‘737 맥스 기종 여객기 후면 부품 두 개에 비표준 제조 공정이 사용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잉 737 맥스는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해 한때 운항 금지 조치가 이뤄졌던 기종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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