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녹내장 걸리면 심리적 영향까지…극단적 선택 위험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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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리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황반변성을 진단받게 될 경우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질환을 앓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할 수 있고, 특히 최초 진단 후 3~6개월째에는 자살 위험도가 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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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리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황반변성을 진단받게 될 경우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질환을 앓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할 수 있고, 특히 최초 진단 후 3~6개월째에는 자살 위험도가 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3대 실명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자살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으로 국내 100만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병이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집중된 망막 황반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질환은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있다.
기존에도 시력 장애와 자살 위험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은 있었지만 주요 안질환 환자에서의 자살 위험도를 직접 연관시킨 연구는 없었다. 이에 김영국 교수 연구팀은 3대 실명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성별·연령·소득수준·거주지역 등 다양한 배경 변수를 보정해 각각의 질환별 자살 위험도를 산출해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관찰 대상 280만명 중 1만3205명이 자살로 사망했고, 이 중 34%(4514명)는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STED)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질환 별로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각각 48%, 57%, 9%의 비중을 차지했다.
주요 3대 실명 질환 환자의 연령별 자살 사망률은 녹내장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은 50~70세 사이에서 다소 감소했으나 그 이후 계속 증가했고, 황반변성 80세 후반에 가장 높은 자살 사망률을 나타냈다.
특히 1개 이상의 실명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했고,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자살 위험도는 각각 1.09배, 1.4배, 1.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3대 실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저시력 상태가 되는 경우의 자살 위험도는 1.49배로 더욱 증가했고, 실명 질환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는 진단 3~6개월째에 자살 위험도가 5배로 가장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안질환, 특히 3대 실명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비진단군에 비해 자살 위험도가 높으며 나이가 들고 시력이 저하될수록 그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영국 교수는 “안과 의사는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안질환 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실명 질환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옵살몰로지(Ophthalmology)'(IF=14.277) 최근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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