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車 최고 '장사꾼'은?
대부분 벤츠 1위, BMW 상승세 돋보여
영업익 벤츠 2818억원 1위
BMW 배당금 1위, 증가율도 1위
6곳, 번 돈보다 더 많은 현금배당 실시
배당성향 1위는 볼보…”순이익 하락 불구”
작년 수입 자동차 업체들의 영업 성적표가 나왔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항목별 순위가 가장 좋았으나 BMW의 추격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대부분은 당기순이익보다 높은 배당금을 지출하기도 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수입사 8곳(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BMW코리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포르쉐코리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스텔란티스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수입차 업체 중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2818억원을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다. BMW가 144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3위는 포드(421억원), 4위는 포르셰(36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당금 1위는 BMW가 차지했다. 이 회사는 2153억원을 대주주에게 배당했다. 벤츠는 1779억원의 배당금을 지출했다. 그다음은 스텔란티스(639억원), 포르셰(386억원)다. 가장 낮은 배당금을 책정한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155억원을 대주주에게 배당했다. 전년 대비 배당금을 가장 많이 올린 곳도 BMW다. 2021년 700억원에서 지난해 2153억원으로 배당금을 늘렸다(207%↑).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배당금을 준 수입사는 벤츠, BMW, 포르셰다. 2년간 배당총액 보면 벤츠가 3258억원을 기록해 주주들에게 가장 많은 현금을 배당했다.
8개 사 중 2곳(폭스바겐그룹, 포드)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지난해 순이익과 동일하거나 더 많은 돈을 해외 대주주에게 배당했다. 이를 나타내는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볼보가 720%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스텔란티스(329%)가 차지했다. 볼보는 2021년 당기순이익(순익) 35억원을 기록했으며 당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순익 25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으로 180억원을 지출했다. 3위는 BMW로 227%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4위는 포르셰(150%), 5위는 벤츠(100%)다.
영업실적이 좋은 업체는 판매 대수가 많거나 값비싼 차량을 많이 팔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업체는 국내 공장 없이 완성된 해외 생산 차량을 수입한다. 생산비가 들지 않는 대신 판매량이 많아야 실적이 좋은 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1위는 8만976대를 기록한 벤츠다. BMW(7만8545대), 폭스바겐그룹코리아(3만8371대), 테슬라코리아(1만4571대), 볼보자동차코리아(1만4431대)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차량을 팔더라도 비싸게 판다면 이익이 남는다. 포르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판매 대수가 타사에 비해 적지만, 영업익과 순익은 8곳 중 3위다. 브랜드 내 엔트리(입문용) 모델인 718, 마칸부터 1억원이 넘는다.
다만 예외도 있다. 포드는 영업익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판매 대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1만447대(링컨 포함)였던 이 회사 판매량은 2021년 1만348대, 지난해 7848대로 감소했다. 비싼 차량도 많이 팔리지 않았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의 지난해 판매량은 2548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5개 브랜드 중 16위에 해당한다.
이같은 현상은 수익이 개선됐기보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2021년 735억원에 이르렀던 판관비는 지난해 419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판매보증비가 507억원에서 10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비용은 판매량과 관련이 있다. 판매보증비란 자동차 판매 후, 미래 A/S 비용을 선반영한 비용이다. 즉, 차량을 많이 팔수록 판매보증비도 함께 증가한다. 반면 적게 팔수록 감소한다.
이번 감사보고서 통계에서 한국토요타자동차, 혼다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8곳과 달리 회계 기준이 달라 제외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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