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쇄신, 안우진·문동주에 기대서는 곤란하다 [기자수첩-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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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공을 뿌리는 안우진(키움), 문동주(한화)의 강속구 대결이 2023시즌 초반 KBO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KBO와 각 팀 지도자, 더 나아가 아마추어 야구에서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는 이들이라면 강속구에 대한 감탄보다 제2의 안우진, 문동주를 길러내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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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공을 뿌리는 안우진(키움), 문동주(한화)의 강속구 대결이 2023시즌 초반 KBO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화의 2년 차 투수 문동주는 지난 12일 KIA와의 광주 원정서 선발 등판해 1회말 1사 후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직구가 스피드건에 시속 160.1km로 찍혔다.
구속을 본격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토종 투수로는 가장 빠른 공이다. 종전 최고 구속은 2012년 9월 롯데 최대성이 기록했던 158.7km.
문동주 못지 않은 강속구 투수가 또 있다. 바로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리그 최강의 투수로 거듭난 안우진이다.
안우진 역시 문동주가 기록을 세운 다음날, 두산과의 잠실 원정서 1회 허경민을 맞아 시속 159.8km짜리 직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 넣었다. 160km에는 모자랐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종전 2022년 9월 SSG전 158.4km)을 갈아 치우는데 의미를 뒀다.
강속구는 최근 세계 야구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강속구 투수 육성에 힘을 기울였고 일본프로야구도 2010년대 들어 추세를 쫓았다.
강속구는 양날의 검이라고도 불린다. 과거에는 제구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빠른 공의 위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과 지도자들의 체계적인 교육으로 영점을 잡는 투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큰 폭의 직구 구속 상승을 불러왔다.
지난달 막 내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좋은 예다. 이번 WBC에서는 각 국가대표 투수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빠른 공을 뿌려댔고 이를 공략하는가의 여부가 팀의 성적을 좌우했다.
우물 안에서 훨씬 느린 공만 봐오던 한국 타자들이 강속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조기 탈락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KBO는 도쿄돔 참사 후 한국 야구의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전과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아마추어 발전 및 유망주 선수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야구 흐름에 발 맞출 안우진, 문동주가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등장에 취해서는 곤란하다. 안우진과 문동주의 어깨는 타고난 것이며 제구까지 잡게 된 기술은 이들의 노력 덕분이지 한국 야구의 쇄신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김광현이 지금까지 대표팀서 뛰고 있는데 이게 벌써 17년 정도 된다”라며 육성의 게으름을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 야구는 2000년대 중후반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양현종 등의 괴물 투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했고 10년 넘게 이들에게만 의지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었다.
안우진, 문동주의 등장으로 흥분하고 기대감을 품는 일은 팬들이 담당하면 된다. KBO와 각 팀 지도자, 더 나아가 아마추어 야구에서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는 이들이라면 강속구에 대한 감탄보다 제2의 안우진, 문동주를 길러내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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