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같은 수치’ 누가봐도 이상한 통계청 북한 통계

이의재 2023. 4.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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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이 불거지며 국가 간 정보 수집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북한 통계의 경우 통계청이 제공하는 통계조차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협의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인식이 있어 활성화에 나섰다"며 "최대한 남북한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통계를 개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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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수치 동일한 통계도 수두룩
대북제재·코로나에 불확실성만 커져
15일 통계청에서 제공하고 있는 북한 교육기관 수 현황. 통계청 북한통계포털 캡처


최근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이 불거지며 국가 간 정보 수집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북한 통계의 경우 통계청이 제공하는 통계조차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통계청 북한통계포털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외 34개 기관으로부터 북한 통계 610종을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 통계는 한국은행, 국가정보원 등 국내 관계기관과 유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에서 제공한 자료로 구성된다.

하지만 통계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공개한 ‘북한통계 서비스 현황과 향후 발전 방안’ 보고서는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매년 기계적으로 기존 수치의 가감 수준에서 통계가 생산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검증이 미흡해 다른 통계와 체계적인 비교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보 수집·검증이 제한되다 보니 일부 항목은 ‘수치 재활용’이 의심되는 모습도 보인다.

일례로 북한통계포털에서 제공하는 북한의 교육기관 수는 지난 15년간 동일한 수치를 되풀이했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북한의 소학교는 항상 4800개였고 중학교는 4600개였다. 의사·약사 수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으로 9만7200명에 머물렀다. 이전 5년간은 8만8600명이었다. 명백히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기구나 북한이 발표한 통계와 국내 관계기관이 작성한 통계가 확연히 다른 경우도 있다. 북한이 2021년 UN에 제출한 자발적 국별 검토(VNR)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2019년 국내총생산(GDP)은 335억400만 달러였다. 반면 한국은행이 추산한 북한의 2019년 GDP는 실질 GDP 329억1900만 달러, 명목 GDP 352억7900만 달러로 어느 쪽이든 차이가 컸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17년 대북제재와 2020년 코로나19로 북한이 한층 심한 쇄국 상태에 들어가면서 정보 접근 및 검증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대북관계 개선을 꾀한 지난 정부에서도 추세는 개선되지 않았다. 통계청 보고서는 “(코로나로 인해)통계에 시계열적인 블랙홀이 발생해 사태 진정 후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인력 부족과 부처 간 소통 문제도 계속해서 북한 통계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통계청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5급 사무관 1명과 6급 이하 주무관 1명이 전부다. 통계청과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북한통계발전협의회는 해마다 1회씩만 회의를 진행한다.

통계청은 올해 초부터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실무자 간 소통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협의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인식이 있어 활성화에 나섰다”며 “최대한 남북한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통계를 개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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