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중진들, 단결 호소하러 갔다가 개딸들 패악질에 당혹
정치동지 넘어 '분신' 불리는 정성호
순진하게 설득 낙관하고 갔다가…
개딸 겁박 직면해 "손해 많이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별·연령 무관 맹목적 극성 지지자들을 통칭하는 의미로 확장된 일명 '개딸'들이 당내 단결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호소하러온 친명·범친명 성향 중진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까지 거론하는 등 겁박 행태를 벌였다.
민주당 4선 중진 김상희·우원식·정성호 의원은 14일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김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지냈으며 이재명 대표가 대일굴욕외교 대책위원장을 맡겼다. 우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냈고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정 의원은 자타공인 이 대표 최대의 정치적 동지를 넘어 분신으로 불린다.
이날 행사에서 이들 중진의원들은 이 대표 맹목적 극성 지지자들을 상대로 자신들이 주도하는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참을 설득하려 했다. 촛불시위 당시 과격 시위가 일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 결국 시위대를 고립시켰듯이, '문자폭탄' 등 '개딸'들의 과격 행태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우원식 의원은 "당의 단결을 통해 윤석열정부를 심판해야 하는데, 최근 당내 분란 상황이 걱정"이라며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버스에서 내려와 단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은 "정당정치는 추구하는 노선과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늘 말하듯 작은 차이보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목표·가치·노선이 비슷하다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곤조곤 설득하려 했다.
김상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뛰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질책을 할 수 있다"면서도 "너무 지나친 소통 방식은 자제해달라. 소통 방식이 거칠고 어떤 면에서는 폭력적인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본인조차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는데…
개딸들, 이낙연 출당 또 거론해대면서
캠페인 동참 이유로 '낙선운동' 운운
하지만 합리적 설득이 통하리라 생각했던 이들 중진의원들의 기대는 너무나 순진하고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딸'들이 이들 친명·범친명 성향의 중진의원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선명성'에 동조하지 않는다며 낙선 운동까지 거론할 정도로 되레 패악질을 부렸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 자리에서 '개딸'들은 "지지자들을 왜 정치 훌리건, 팬덤 정치, 악성 팬덤으로 표현하느냐" "옛날 이명박이 우리에게 물대포를 쏘는 것과 똑같이 우리를 꺾으려 한다는 느낌"이라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현재의 의석을 가지고도 언론개혁·사법개혁·재벌개혁을 전혀 못하는 원인은 특정 계파에 속한 정치인들 때문" "왜 지지자들이 버스에서 내려와야 하느냐. 민주당의 가치와 추구하는 정신에 위배되는 의원들이 내려오라"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의대표이자 헌법기관인 의원들을 끌어내리려 선동했다.
나아가 이낙연 전 대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당(黜黨)을 조직적으로 요구했다가 사실상 기각당한 당원청원을 상기시키며 "당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오히려 당내 단결과는 거꾸로 가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행태는 이재명 대표의 당부와도 거꾸로 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 설득과 경청의 힘을 믿는다"며 "우리 당 4선 의원들이 제안한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당시 이 대표는 "이재명의 동지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달라"며 "아직 참여하지 않은 여러 의원들이 릴레이를 이어가주고, 당원과 지지자 동지들의 관심과 독려도 부탁한다"고 당부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이 대표의 당부와는 정반대로 이날 토론에서 당내 몇 안되는 귀한 친이재명계 중진의원으로 분류되는 우 의원이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을 주도한다는 이유로 낙선운동을 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오자, 우 의원은 "오늘 규탄대회를 하는 것 같다. 속이 후련하느냐"며 "나는 오늘 손해 많이 봤다"고 당혹스런 반응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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