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집값 바닥론…"하반기부터 반등"
[한국경제TV 방서후 기자·양현주 기자]
<앵커>
최근 집값 하락폭이 줄고 거래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종합선물세트 수준의 '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100일 만에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입니다.
먼저 양현주 기자가 최근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시장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양현주 기자>
'집주인들의 한숨만 들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1년간 전국 아파트값은 10% 넘게 뚝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세 하락장이 끝나간다',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려졌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부동산 규제 완화가 시차를 두고 시장에 서서히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1.3 부동산 대책'.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부가 올해 초 분양권 전매 제한을 완화하고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도 느슨해지면서 시장 흐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죠. 집값 변동률 추이를 보겠습니다.
지난 1월 0.65% 떨어진 아파트값은 4월 둘째 주 0.17%로 하락폭을 크게 좁혔습니다.
전국의 집값을 사실상 좌우한다는 서울은 어떨까요? 역시 같은 기간 0.11% 하락폭을 좁히며 34주 만에 최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하락 폭을 줄인 것을 넘어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값이 올라 눈길을 끌었는데요.
서울 지역은 동작구와 송파구가, 지방은 세종시가 눈이 띠게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이 소진된데다,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서울시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4분기 대비 10배가량 치솟자,
시장에선 규제 완화에 따라 매수심리가 고개를 드는 게 아니냐며 '부동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이어서 자세한 분석과 앞으로 전망, 들어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팀장 나와 있습니다.
먼저 방 기자, 일단 통계상으로 집값 하락폭이 줄고는 있습니다. 바닥론을 제기해도 되는 상황인가요?
<방서후 기자>
일단 짚고 넘어갈 게, 낙폭이 줄어든 것과 반등은 다릅니다.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반등장을 판단하는 기준이 네 가지가 있는데요.
기존 주택시장에선 물건을 팔려는 사람이 줄면서 시장에 풀리는 매물이 감소하고, 신규 분양시장에선 미분양이 줄고, 반대로 거래량은 증가하고,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반등장이라고 하거든요.
<앵커>
매물 감소, 미분양 감소, 거래량 증가, 전셋값 상승, 이렇게 네 가지.
그런데 왜 전셋값입니까?
<방서후 기자>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결국 매매가격을 밀어올리기 때문입니다. 매매가격까지 상승하면 그건 상승장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거래량 말고는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고, 매매가격도 낙폭만 줄어든 거지 반등한 게 아닙니다.
미분양이 쌓이는 속도가 느려졌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판단하는 위험수위인 6만2천가구를 넘어선 상태고요.
그리고 늘어났다는 거래량도 본격적인 조정에 접어든 작년보단 늘었지만 상승장 시기는 물론 예년 평균보다도 밑도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아직은 관망세가 짙기 때문에 지금 추세적인 반등을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요.
시장의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이 여전히 집값 추가 하락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물건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들도 여전히 매수자 우위시장이라는 입장인데요.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수요와 공급 비중을 조사해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지수가 4월 둘째주 기준으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70포인트 대입니다.
<앵커>
윤 팀장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집값 바닥론, 정말 성급한 시각입니까?
<윤지해 팀장>
<앵커>
분양시장은 그래도 청약 흥행 소식도 들려오고 분위기가 기존 주택시장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방서후 기자>
한 마디로 '되는 데만 되는' 상황입니다.
서울에서는 청약 완판 현장이 나오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거든요.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평균 56대 1을 기록한 반면,
대구(0.06 대 1), 충남(0.04 대 1), 전남(0.14 대 1), 제주(0.21 대 1), 경북(0.68 대 1), 전북(0.76 대 1) 등 지방은 처참합니다.
사업장에 따라 단 한 건의 청약통장도 접수되지 않은 곳도 있을 정도고요. 할인분양을 단행하며 눈물의 땡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택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도 봄 분양 성수기를 누리기보다는 분양을 미루면서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매달 조사하는 분양전망지수 또한 80포인트 대로,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초에 정부가 이른바 1.3부동산대책으로 불리는 강력한 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잖아요?
게다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3년전 수준으로 낮추면서 세 부담도 줄여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수심리가 살아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봐야 하나요?
<윤지해 팀장>
<앵커>
미분양도 일단은 위험 수준입니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한달 새 10% 넘게 늘고,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곳까지 하면 거의 2만 가구에 달한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윤지해 팀장>
<앵커>
이 시점에서 금리 얘길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정책 약발이 덜하다고 했을 때 그나마 매수 심리를 흔들 수 있는 조건이 금리 아닌가요?
그런 금리가 두달 연속 동결됐는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윤지해 팀장>
<앵커>
진정한 부동산 바닥은 언제 올까요? 올해 안에 오기는 할까요?
<윤지해 팀장>
<앵커>
요즘 같은 시기, 집을 살 지 말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알려주신다면요?
실수요자와 투자자 입장이 다를 것이고,
실수요자 중에서도 내 집 마련을 처음 하는 사람과 좀 더 넓은 집, 혹은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분들이 또 다를 것 같은데요.
맞춤형으로 정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윤지해 팀장>
<앵커>
과거 부동산 급등기에 유행하던 갭투자 후유증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전세입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윤지해 팀장>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 기자·양현주 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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