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렸다는데...기존 대출자 "체감 안 된다"
[한국경제TV 서형교 기자]
<앵커> 은행의 대출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때문인데요.
하지만 기존 대출자들은 아직까지 금리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서형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 들어 최대 2%포인트 넘게 낮아졌습니다.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보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4~5%대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실제 금융소비자들은 이걸 체감하고 있을까요?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서정훈(서울 마포구): (금리가) 내리진 않았고, 내려가야 하지 않냐는 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 정책이 금리 내리도록...]
[이유빈(서울 영등포구): 대출을 올해 받았는데 실제로 내려간 걸 체감 못하고 있습니다.]
기존 차주들의 금리가 내리지 않은 이유는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개월 단위로 재산정돼 이자가 바뀌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작년 9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6개월 뒤인 지난달에 금리가 오히려 상향 조정됐습니다.
지표금리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작년 8월 2.96%에서 지난 2월 3.53%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에서는 코픽스 금리 추이를 볼 때 이르면 이달 말부터 기존 차주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오는 17일 발표하는 3월 코픽스 금리가 작년 9월(3.40%)보다 낮을 경우, 당장 18일부터 금리 재산정 주기가 도래한 차주들의 금리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대출금리 인하 체감 시점과 관련해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은행권의 노력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격적인 대출금리 하락에 벌써부터 은행 창구에서는 대출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금리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가 0.5%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고정금리가 좀 더 싸긴 한데 향후 금리가 인하될 예정이라면 변동금리를 해서 향후 추이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금리 하락으로 대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놓고 차주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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