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외국인 관광稅 도입 검토…"관광지 개발 활용"

세계적 관광지를 보유한 인도네시아가 외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세를 걷는 방안을 검토한다.

인도네시아 발리. [사진 = 아시아경제DB]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콤파스 등에 따르면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세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루훗 장관은 해외에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하는 지역이 많다며 관광지 개발과 홍보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또 발리에서 상반신을 내놓고 헬멧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다 경찰에 잡힌 뒤 경찰에게 항의하는 서양 남성의 동영상을 공유하며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한 소란과 치안위협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국적 관광객에게는 관광세를 더 물리는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훗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과소 평가되지 않도록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리가 문화적 가치와 전통, 규율을 확실히 지키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발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여한 오토바이를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않거나 운전면허증이 없는 경우가 다수 적발됐다. 해당 사안이 문제가 되자 발리 지방 정부는 외국인에게 오토바이 대여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의경제장관 또한 "관광세 도입을 연구 중"이라며 "몇 주 안에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며 이를 가지고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관광세 신설 검토 소식에 관광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호텔·레스토랑 협회(PHRI)의 마울라나 유스란 사무총장은 관광 산업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아직 회복하는 단계라며 지금은 새로운 세금을 부과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 자체로 인도네시아의 외화 수익"이라며 "여행자들에게 다른 것들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