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에 칼 쥐어준 김기현…"내가 물갈이 되나" 국힘 초긴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신의진 전 의원을 신임 당무 감사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당내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영남권 초선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6월 말이면 당무 감사가 실시될 것”이라며 “22대 총선 공천 지표로 쓰이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내가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가 당무 감사위원장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에 주목하는 의원이 많다.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이던 지난해 11월 임명된 이성호 전 당무 감사위원장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여권 내에서는 “친박계 인사인 이 전 위원장이 임기를 채우길 원했지만, 김 대표가 ‘자신의 사람’으로 교체한 것은 결국 당무 감사 과정에서 그립을 세게 쥐겠다는 의미”(지도부 관계자)라는 말이 나온다.
당무 감사는 253개 당협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1개 당협 당 반나절 혹은 하루 정도 진행된다. 당무 감사에서는 ▶당협 당원 수 증감 ▶정기회의 개최 실적 ▶당협사무실 운영현황 ▶지역인사 평판 등이 조사 항목이다. 전체 당협 당무 감사를 마친 뒤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린다.
올해 6월 당무 감사가 시작되면 이르면 8월 말 감사보고서가 작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 있는 당협위원장은 직을 박탈당한다. 이들은 차후 공천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꾸려지는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이 감사보고서를 ‘컷오프(공천 배제)’의 지표로 참조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안까지 들여다보기 때문에 준비를 게을리하면 낭패 볼 수 있다”고 했다.
당무 감사가 일종의 ‘물갈이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의원의 불안감이 높다. TK 지역구 의원은 “조금이라도 시빗거리가 발견되면 당무 감사위원회에서 문제 삼을 수 있다”며 “TK 물갈이가 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이라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무 감사가 대통령실 추천 인사를 22대 총선에 공천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거라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원하는 인사를 꽂기 위해서는 현역 당협위원장 일부를 내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그런 빈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당무 감사가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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