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日 외교청서, 화답 징표"…與도 "그건 아니지"

김영원 2023. 4. 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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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이 담긴 일본의 외교청서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일본의 화답 징표"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당이 또다시 설화 논란에 휘말렸다.

당 지도부는 외교청서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명확히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에 대해 '엄정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태 최고위원의 글을 확인해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일본 외교청서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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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발언 확인 못해"
외교청서 자체엔 부정적 입장
허은아 "당 엄정 조치 기대한다"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이 담긴 일본의 외교청서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일본의 화답 징표"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당이 또다시 설화 논란에 휘말렸다. 당 지도부는 외교청서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명확히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에 대해 '엄정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발단은 태영호 최고위원이 13일 올린 페이스북 글이다. 태 최고위원은 '일본 외교청서 공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징표라'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번에 공개된 일본의 '외교청서 2023'에 기시다 내각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의지가 반영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시작한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을 일본이 적극적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징표라 읽힌다"고 썼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이 발표한 외교청서에는 "다케시마(독도)가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즉각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독도는 명백히 우리 땅"이라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장문의 글을 통해 "악의적으로 보지 말고 원문을 제대로 읽어보라"며 반박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는 "(외교청서 평가의 문제는)일본을 영원한 적으로 볼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협력파트너’로 볼 것인가의 문제"라며 "나는 일본을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협력파트너’로 보고 싶다. 협력파트너의 입장에서 일본 외교청서를 보았을 때, 우리는 지난 시기의 외교청서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주목해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태 최고위원의 글을 확인해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일본 외교청서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김기현 당대표는 이날 오전 박정희기념재단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 외교청서에 독도는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그런 것은 당연히 말이 안 된다"며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진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비판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엄정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태 최고위원의 발언을 담은 기사와 함께 "이 정도면 국민과 등지겠다는 뜻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외교청서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 적시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공식 항의했고, 이를 일본이 수용하지 않겠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공분했는지 진정 모르신다는 말이냐"며 "당의 엄정한 조치를 기대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3·8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제주를 방문해 '4·3사건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제주 내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이 대신 사과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은 지난 11일 "질의에 앞서 최근 4·3 관련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일부 단체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위에 대해 의원이자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4·3 유족들과 제주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4·3은 격 낮은 기념일'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 뭇매를 맞았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고,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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