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임금 4.1% 올린다...매월 하루씩 쉬는 ‘월중휴무’도 도입

노사협의 타결...등기임원 보수 한도 인상은 보류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이번 년도 평균 임금 인상률은 4.1%가 될 전망이다. 다만, 논란이 일었던 등기임원 보수 한도 인상은 경영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보류한다.

14일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위의 내용을 담은 노사협의회의 협의 결과를 공지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연봉 재원의 증가율로, 기본 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진다. 개인별 임금 인상 수준은 고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올해 기본 인상률은 2%, 성과 인상률은 2.1%로 책정됐다. 사측은 당초 1%대의 기본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인상률을 2%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 5%에 성과 인상률 평균 4%를 더한 9%였다.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컸지만 ‘반도체 한파’로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삼성전자 내부에서 적정수준의 합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75% 감소한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을 지탱해오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7월부터 설과 추석에 지급하던 귀성여비를 월 급여에 산입하고 고정 시간 외 수당 기준을 20시간에서 17.7시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귀성여비 산입으로 시급이 12.5% 상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월 필수근무 시간 충족 시 매월 1일씩 쉬는 ‘월중휴무’의 신설 ▲연차 3일 이월 사용 ▲임신기 단축 근무 확대 ▲임금피크제 근로자 근로 시간 단축 등의 복리 후생 방안에도 합의했다.

다만 등기임원 보수 한도 인상은 보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사협의회는 올해 등기임원 보수 한도 증액(17%)에 대한 직원들의 정서를 전달했고, 경영진은 회사 경영 여건 등을 감안해 실제 집행 시 지난해 보수 한도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 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로,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은 직원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한편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삼성전자구미노동조합·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공동교섭단은 이번 합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교섭단은 “노조와의 교섭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만의 고유한 권리지만 사측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불법적인 노사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임금·복리후생 최종안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진 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