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익 86% 줄었지만...삼성전자 올 임금 4.1% 올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4.1%에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2023년 임금·복리후생 조정안’을 공지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연봉 재원의 증가율이다. 기본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이 더해지는데 개인별 임금인상 수준은 고과에 따라 달라진다. 조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기본 인상률은 2%, 성과 인상률은 2.1%다.

사측은 당초 1%대 기본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인상률을 2%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 5%에 성과 인상률 평균 4%를 더한 9%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4분기 대비 86% 감소하는 등 밀어닥친 ‘반도체 한파’에 노조 역시 서둘러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사는 7월부터 설·추석에 지급하던 귀성여비를 월 급여에 산입하고 고정시간외수당 기준을 20시간에서 17.7시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귀성여비 산입으로 시급이 12.5%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6월부터는 월 필수근무시간 충족 시 매월 1일씩 쉬는 ‘월중휴무’를 신설하기로 했다.

의무사용 연차 3일 이월 사용, 임신기 단축근무 확대, 임금피크제 근로자 근로시간 단축 등의 복리 후생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와는 별개로 노사협의회는 올해 등기임원 보수한도 증액(17%)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전달했고 경영진은 회사 경영여건 등을 고려해 지난해 보수 한도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등기임원 보수한도 인상은 사실상 보류한 셈이다.

한편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으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와는 별도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이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 노조가 참여한다.

공동교섭단은 전날까지 사측과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공동교섭단 측은 “노조와의 교섭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만의 고유한 권리지만 사측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불법적인 노사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임금·복리후생 최종안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반발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