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OECD 1위 오명 벗는다…정부 "5년 내 30% 감축"

유준상 2023. 4. 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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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 발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데일리안 DB

정부가 5년 내 자살률을 30% 줄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전국에 생명존중안심마을을 조성하고 10년마다 시행하던 정신 건강검진을 2년마다 실시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6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을 확정했다.


정부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을 2021년 26명에서 2027년 18.2명으로 30%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자살예방 정책을 추진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352명이며,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명이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7년 24.3명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25.7~26.9명으로 다시 상승했다. 2021년 OECD 연령 표준화 자살률은 23.6명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1위이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생명안전망 구축 ▲자살위험요인 감소 ▲사후관리 강화 ▲대상자 맞춤형 자살예방 ▲효율적 자살예방 추진기반 강화 등 5대 추진전략, 15대 핵심과제, 92개 세부과제가 담겼다.


정부는 20~70대 대상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현재 10년에서 신체건강검진주기와 같은 2년으로 당겨 실시한다. 검사할 질환은 우울증 외에도 조현병·조울증 등으로 확대한다. 이르면 2025년부터 20~34세 청년층부터 우선 도입하고 이후 연령층을 단계별로 확대한다. 검진 결과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등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자살 유발정보 모니터링을 위한 전담조직도 확충한다. 인터넷에 자살동반자를 모집하거나 구체적인 자살방법을 알려주는 사진이나 글 등 자살유발정보에 대해서는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신고·긴급구조·수사 의뢰까지 대응한다.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으로 달라지는 점. ⓒ보건복지부

진정제·수면제 등은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해 자살유발을 목적으로 판매·활용정보 유통시 형사처벌하고, 자살위험이 명백한 경우에는 긴급구조로 관리 강화한다.


번개탄이나 농약 등 자살위해수단, 교량 등 자살 다빈도 장소는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지난달 공청회 당시 시안 발표 후 논란이 됐던 착화형 산화제 사용 번개탄을 생산 금지한다는 문구는 '번개탄 품질기준 및 판매방식 개선'으로 수정됐다.


재난 발생 이후 자살 사망·시도 위기대응체계 가동을 위해 트라우마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자살예방센터)를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경찰이나 소방관, 장애인, 학교폭력 피해자 등에 대해서도 적극 개입한다.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높은 자살시도자·유족은 그 정보를 자살예방센터로 연계해 상담·치료 지원·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체 손상 치료비나 정신과 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자살 사고 발생 직후 유족 전담 직원이 현장출동하고 ▲초기대응 ▲심리지원 ▲법률 ▲일시주거 ▲사후 행정처리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자살 유족 원스톱 서비스를 현재 9개 시·도에서 전국 17개 시·도 전체로 확대한다. 유족 간 연대를 통해 회복을 지원하는 자조모임도 활성화한다.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은 자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복지서비스와 연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개인의 소득·재산·인적 상황을 분석해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복지멤버십' 제도 등 복지 전달체계와 연계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생명존중안심마을을 조성해 마을마다 생명지킴이를 양성해 자살예방활동을 펼치는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 특성에 따라 학생 마음건강 마을(가칭), 어르신 마음건강 마을(가칭), 생명사랑 아파트(가칭) 등으로 이름을 붙여 운영하는 식이다. 자살예방법 개정 등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자살사망자 형사사법정보를 받아 자살이 급증하는 지역에 신속하게 알리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날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는 청년 자살률이 높은 서울 지역의 예방대책도 보고안건으로 논의됐다. 서울의 20대 자살률은 2017년 14.2명에서 2021년 22.5명으로 58.6%, 30대는 같은 기간 20.6명에서 23.1명으로 12.1% 상승했다.


서울시는 당사자인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과 인식 개선 교육 및 홍보, 청년 공동체 지지체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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