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은 '몸값 삭감'…석유공룡은 '몸값 거품'

조유진 2023. 4. 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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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가 급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익을 올린 세계 석유공룡 수장들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슈퍼연봉'을 챙겼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3600만달러(약 470억원)에 달한다.

엑손모빌과 함께 세계 양대 석유기업인 로열 더치 셸의 벤 반 뷰어든 전 CEO는 지난해 970만파운드(약 159억원)를 받아 갔다.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버나드 루니 CEO에게 지난해 1000만파운드(약 163억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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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CEO 보수 34% 삭감
엑손모빌은 52% 인상

지난해 유가 급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익을 올린 세계 석유공룡 수장들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슈퍼연봉'을 챙겼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로 초긴축 경영에 돌입한 테크 기업들은 몸값 거품을 빼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은 댄 슐먼 전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보수총액을 32% 삭감했다. 슐먼 전 CEO는 지난해 보수로 2200만달러(약 256억원)를 받아갔다. 2021년 보수총액은 3200만달러였다.

페이팔 이사회는 이번 삭감에 대해 "(슐먼 전 CEO가) 목표 수익과 활성 사용자 수 등 회사가 정한 경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슐먼 전 CEO는 페이팔이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에서 분리되던 2015년 CEO에 올라 8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2월 자진 은퇴 의사를 밝혔으나,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이팔 이사회는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페이팔은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 여파로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성장 둔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과 재무 악화 속 비용 절감을 위해 올 초에는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2000명가량을 감원했다.

이번 감원은 고금리에 따른 자금 경색 등으로 경기 침체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댄 슐먼 전 페이팔 CEO.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1위 기업인 애플의 팀 쿡 CEO는 올해 자신의 연봉을 40%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쿡 CEO는 올해 연봉으로 기본급 300만달러와 보너스 600만달러, 주식 보상 4000만달러 등을 포함해 4900만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연봉의 40% 수준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빅테크들이 지난해 17만명이 넘는 인력을 줄이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는 상황에서 앞장서서 거품 연봉 관행을 깼다는 평가다.

반면 세계 주요 석유기업 수장들은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슈퍼연봉’을 챙겼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3600만달러(약 4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보수총액(2500만달러) 대비 52% 인상된 수준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100% 이상 늘었다.

엑손모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내면서, 그는 경영 성과급으로 2500만달러 상당의 스톡옵션과 640만달러(약 84억원)의 현금 보너스도 받았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엑손모빌과 함께 세계 양대 석유기업인 로열 더치 셸의 벤 반 뷰어든 전 CEO는 지난해 970만파운드(약 159억원)를 받아 갔다. 이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수준이다.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버나드 루니 CEO에게 지난해 1000만파운드(약 163억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이다.

외신들은 루니 CEO의 실제 보수총액은 1000만파운드보다 더 높게 책정됐지만, 미국 오하이오주 정유공장 폭발 사고로 법적 소송에 휘말린 데 따른 경영상 책임을 물어 보수 일부가 삭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석유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막대한 이익을 거뒀으면서도, 기후위기 대응 투자나 횡재세 징세 요구는 등한시하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압박도 거세다. BP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탄소배출을 35∼40% 줄인다고 했다. 하지만 석유·가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투자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탄소배출 목표치를 20∼30%로 낮췄고,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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