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초기 아이들 허리둘레 1.9㎝ 늘었다

민태원 2023. 4. 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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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초창기인 2020년에 국내 소아청소년의 허리둘레가 이전 2개년과 비교해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코로나 유행으로 성인의 비만 및 이와 관련한 만성질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국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런 질환의 유병률 변화 추세를 밝힌 연구는 부족했다.

복부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시에 가진 비만 소아청소년은 40.7%에서 57.8%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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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소아청소년 허리둘레, 코로나 이전 2개년과 비교 연구
복부 비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동반 소아청소년 17%포인트 증가
국민일보DB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인 2020년에 국내 소아청소년의 허리둘레가 이전 2개년과 비교해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반한 비만 아이들은 17%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경철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팀이 ‘연세의학저널(Yonsei Medical Journal)’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결과다.

그간 코로나 유행으로 성인의 비만 및 이와 관련한 만성질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국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런 질환의 유병률 변화 추세를 밝힌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2018~2020 국민건강통계’ 자료가 활용됐다. 이 중 당뇨병을 가진 경우, B·C형간염에 감염된 경우를 제외한 총 1428명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복부 비만은 동일 연령·성별과 비교한 허리둘레가 90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B·C형 간염이 없으면서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8년,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조사 대상 소아청소년의 허리둘레는 71.0㎝에서 72.9㎝로 증가했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따라 정상·과체중·비만으로 그룹을 나누었을 때, 비만 그룹에서의 복부 비만 유병률은 75.6%에서 92.7%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45.8%에서 62.5%로 증가했다. 복부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시에 가진 비만 소아청소년은 40.7%에서 57.8%로 증가했다.

지역별 분석 결과 대도시에서는 복부 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으나, 대도시 외 지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이 15.2%에서 24.9%로, 복부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시에 가진 경우는 7.0%에서 15.7%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유병률 악화 추세가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고 그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활동량 감소, 식습관 변화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지목된다. 이전 연구 결과와 달리 정상 체중 그룹보다는 비만 그룹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 증가가 뚜렷한 것에 대해서는 복부 비만의 증가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대도시 외 지역에서 복부 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진 것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이 원인일 수 있으며, 재택근무 및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대도시 가정에서 자녀 양육 및 건강 관리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됐다.

송경철 교수는 14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는 끝나가지만 코로나가 비만 및 내분비대사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이후에도 지속해서 나타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연구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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