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달러 대체할 기축통화 갖추자"…中 '탈 달러'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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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세계 무역을 지배하는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를 갖추자고 촉구했다.
브라질은 최근 중국과의 교역에서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에 나서는 등 미국의 달러 패권을 타파하려는 중국의 행보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라질 업체들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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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교역, 위안화 결제
14년 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세계 무역을 지배하는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를 갖추자고 촉구했다. 브라질은 최근 중국과의 교역에서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에 나서는 등 미국의 달러 패권을 타파하려는 중국의 행보에 힘을 더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방중 일정 이틀 차인 13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신개발은행(NDB)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해 "브릭스의 은행들은 왜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에서 달러가 아닌 통화를 활용할 수 없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본위제가 막을 내린 이후 무역에서 달러만 사용하도록 결정한 사람은 누구였는가"라고 강조했다.
NDB는 미국 등 서방 주도의 국제금융 체제에 대항하고자 브릭스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15년 설립한 다자간 개발금융기관이다. NDB의 본부는 중국 상하이에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제3대 NDB 총재로 자신의 후계자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임명되자, 그의 취임식 참석차 이곳을 찾았다. 다만 룰라 대통령이 14년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상황에서 첫 일정으로 NDB를 택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달러패권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의 방중 길에 동행한 페르난두 아다지 브라질 재무장관 역시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를 견제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 3의 통화 없이도 무역 활동을 할 수 있는 결제 구조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12일 룰라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맞춰 첫 국경 간 위안화 결제업무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브라질 업체들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이 최근 중국의 달러 패권 도전에 가세한 것은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브라질투자무역진흥청에 따르면 중국은 2009년 이후 브라질의 최대 무역 상대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1504억달러(195조4889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2021년 기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돈을 브라질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중동,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들도 이같은 이유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하자 중국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고 나선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3월 최대 원유 수입처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를 풀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원유 결제에 달러화를 써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인 ‘페트로 달러 ’체제를 깨뜨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다만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근시일 내에 무역 시장에서 달러를 퇴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수출하는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를 벤치마크해 움직이고 있다. 주요 외신은 "브라질의 광부들은 대부분 광물을 수출할 때 달러를 표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브라질이 미국 통화를 거부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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