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종이배 304개를 접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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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굵직한 사건들 앞에서 깊은 우울과 절망을 느끼는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는, 왜곡되어 누군가에게 여전히 먹잇감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서이다.
한 개인으로서 이렇게라도 기억해야 더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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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 잊지 않을게 세월호 9주기를 맞이하며, 304명의 별을 기억하며 그리다. |
ⓒ 김민수 |
1948년 4.3항쟁, 미완의 혁명 4.19, 세월호 참사. 이 굵직한 사건들 앞에서 깊은 우울과 절망을 느끼는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는, 왜곡되어 누군가에게 여전히 먹잇감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서이다.
2023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다. 304명의 별, 9년의 세월 동안 유족들을 위시하여 그 기막힌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외침들이 있다. 하지만 또한 끊임없이 진실을 감추고 호도하고 왜곡하는 이들도 있다.
이념 논쟁을 끌고 들어온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진싱규명을 외치며 목숨 걸고 단식투쟁을 하는 유족 앞에서 폭식투쟁을 하는 것들도 있었다. 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을 '무엇무엇'이라 비유하기도 망설여진다. 비유 당하는 대상에게 심각한 모욕이므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세월호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되는 것처럼, 기억되지 않은 세월호는 2022년 이태원 참사로 반복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태원 참사는 제2의 세월호 참사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에 있어서 세월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진실규명을 외치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외면되고, 극우보수들에 의해 빨갱이 혹은 좌경으로 몰리고, 책임자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태원 참사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간만큼을 인내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9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할지 모를 그 긴 시간, 그 긴 시간의 길이뿐 아니라 기억되지 않는 역사(참사)가 반복될까 두려운 것이다.
세월호,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제3의 참사를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로 인해 나의 4월은 우울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5월과 6월, 시리지 않은 달이 없다.
제대로 기억되게 하는 일, 그것이 이런 나의 우울증을 치료해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더 병이 깊어만 간다.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나다. 한 사람 한 사람, 어둠의 불을 밝히는 이들인 것이다. 내가 아파하기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짬을 내어 노란 종이배를 접고 있다. 4월 16일 전에 304개를 접어 304명의 별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가며 기억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으로서 이렇게라도 기억해야 더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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