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화성-18형 발사 이전과 다르다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으로 명칭
ICBM 정상각도 발사도 이번이 처음
골드런치 첫 적용으로 발사대 보호까지

북한이 처음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화성-18형으로 명명하고,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화성-18형을 발사하면서 ICBM을 처음으로 정상각도에서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분리시동방식으로 미싸일의 최대속도를 제한하였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전날 전국순시경보시스템 ‘J-얼럿(J-ALERT)’ 발령을 했다가 화성-18형이 고각으로 비행을 하면서 다시 발령을 취소하기도 했다.

북한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개발에 주력해왔다. ICBM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은 대략 30~45분이다. 한미 정찰자산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반면 고체연료는 3분의 1인 10~15분이면 발사할 수 있다. 그만큼 고체연료는 기동성과 즉응성이 탁월하다. 액체연료 ICBM은 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기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화성-18형을 발사하면서 콜드런치(cold launch)방식을 처음 적용했다. 콜드런치 방식은 발사관에 내장된 가스 발생기를 사용해 미사일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쏘아올린 후 공중에서 추진기관을 점화해 비행시키는 방식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할때만 콜드런치가 가능하며 화염으로 인한 발사체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즉, 화성-18형을 발사한 이동식 발사대(TEL)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TEL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신속성과 기동성, 은폐성이 보장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

화성-18형은 러시아와 중국 ICBM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ICBM인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5000km이다. 무게는 80t, 길이 21m, 속도는 마하 25다. 직경은 2.25m로 10개의 핵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와 1Mt 단일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한다.

북한 전문가들은 화성-18형의 발사 날짜에 주목한다. 북한은 15일 김일성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아닌 13일을 택했다. 11년 전인 2012년 4월 13일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던 ‘광명성-3호’ 1호기의 발사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앞으로 화성-18형의 추가발사도 예상된다. 실제 북한은 이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상태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해 12월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 ICBM 시험발사를 해왔던 북한이 실전처럼 정상각으로 이를 쏘아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점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25일) 기념일로 이어지는 향후 연쇄 정치 행사와 그에 따른 대외적 도발 일정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