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무 파이트 클럽] 'UFC의 고인물' 클레이 구이다가 살아남는 방법

김식 2023. 4.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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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파이터 클레이 구이다(42·미국)는 대표적인 UFC의 '고인물'이다. 프로 종합격투기 공식 전적만 60회에 이르는 구이다는 2006년 10월 UFC 64 대회를 통해 옥타곤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17년 시간 동안 UFC에서만 34번이나 경기를 치렀다. 지금까지 UFC 무대에서 구이다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는 짐 밀러(41전), 안드레이 알롭스키(39전), 도널드 세로니(38전) 등 3명뿐이다.

종합격투기 60전을 치른 클레이 구이다. 이중에서 UFC 전적만 18승 16패에 이른다. 사진=AFP


구이다가 싸워왔던 여정은 UFC 경량급의 역사나 다름없다. 네이트 디아즈, 디에고 산체스, 하파엘 도스 안요스, 고미 타카노리, 앤서니 페티스, 벤슨 헨더슨, 채드 멘데스, 가와지리 테쓰야, 브라이언 오르테가, B J 펜, 밀러 등등 UFC를 빛냈던 최고 선수들과 주먹을 부딪혔다.

구이다가 항상 이겼던 것은 아니었다. 승리만큼이나 패배도 많았다. 그는 UFC에서 치른 34차례 경기에서 18승 16패를 기록했다. 통산 16패는 UFC 역대 최다패 2위 기록이다. 1위는 제레미 스티븐스(18패).

이렇게 많이 졌는데도 퇴출없이 꾸준히 활약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가 엄청난 '명승부 제조기'이기 때문이다. 전성기 시절 구이다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터프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면서 헤어스타일이 비뀌었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그대로다.

구이다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그는 뒤로 빼는 법이 없다. 엘리트 레슬러 출신이지만 화끈한 타격전도 즐긴다. UFC 통산 34경기 가운데 보너스를 받은 경기가 10경기나 된다. 최고의 경기에게 수여하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도 6번이나 선정됐다. 일단 구이다가 출전한다고 하면 그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본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구이다는 "분명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는 산체스전"이라며 "이 경기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게 돼 디에고와 UFC에 감사드린다. 정말 이 시대의 명승부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내게 가장 특별했던 경기는 2006년 10월 1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UFC 64, 바로 UFC 데뷔전이다"며 "나는 2라운드에 서브미션으로 이겼고,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다. 그 경기를 통해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고 큰소리쳤다.

구이다가 오랫동안 UFC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깊은 연패 수렁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UFC에서 16번이나 졌지만 3연패 이상 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2연패를 당하면 그다음 경기는 어김없이 이겼다. UFC로선 팬들이 열광할만한 재밌는 경기를 펼치는 데다 꾸준히 승리도 따내는 구이다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구이다는 무모할 정도로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에 대한 신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난 원래 공격적인 성격이며 레슬링을 할 때부터 항상 전진했다"며 "내가 상대를 압박하고 불편하게 만들어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이 기분 좋다. 그냥 이렇게 싸우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계속 공격하면 상대는 방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한 얘기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마흔이 넘는 나이에서도 여전히 파이터로 건재한 이유에 대해선 '회복'을 강조했다. 특히 여유를 가진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사이에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활동적으로 살려고 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낚시를 하고, 러닝을 하고, 레슬링을 하고, 물가에서 보트를 띄워놓고 즐긴다"며 "좋은 코치들과 동료의 도움을 받다보니 진심으로 21살때보다 41살인 지금 육체적인 상태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이다는 이번 주말 자신의 35번째 UFC 경기에 나선다. 멕시코 출신의 파이터 라파 가르시아(29)와 대결한다, 14전 3패의 전적을 가진 만만치 않은 상대다. 1981년생인 구이다보다 무려 13살이나 젊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에서 구이다는 한참 언더독이다. 상대는 훨씬 젊고 전적도 낫다. 하지만 구이다는 전혀 물러날 생긱이 없다. 늘 그렇듯 누구 한 명이 먼저 쓰러질때까지 정면대결을 펼친다는 각오다. 팬들은 그에게서 또 한 번 감동적인 명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이다는 "언제 은퇴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다 보고 나면 그만둘 거라고 얘기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며 "나는 지금도 2004년 처음 이 스포츠를 시작했을 때처럼 너무나 재밌게 즐기고 있다. 아직 옥타곤에서 보낼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UFC에서 성공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구이다는 "항상 내가 하는 말은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아닌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가 돼도 좋다는 것이다"며 "한계까지 도전받는 곳, 때로는 수없이 얻어 터지는 체육관으로 찾아가라는 것이다. 체육관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면 더는 도전받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그리고 이 말도 항상 한다. 매일 훈련하라. 왜냐면 이번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경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런 만큼 늘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상 인터뷰하는 클레이 구이다. 이석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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