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척추 건강의 악화, 골반부터 잡아야 [이한별의 골때리는 한의학]
앞서 근육, 관절의 통증에서부터 비염, 당뇨 등 내과 질환까지 내 몸의 다양한 질환들의 원인이 척추의 변형에서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척추의 틀어짐을 바로 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척추의 틀어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척추가 왜 틀어지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다시 되돌릴 방법도 거기서 시작된다.
교통사고와 같은 불의의 사고로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척추의 틀어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사람들은 각자 자주 쓰는 손, 앉았다 일어날 때 축으로 삼는 다리, 걸을 때 착지하는 부분이 발바닥의 어느 부분을 먼저 대는지를 각자 따로 정한다. 따라서 사람마다 발의 무게중심, 척추의 무게중심이 각자 다르게 되고 이에 따라 걸음걸이도 달라진다. CCTV에 찍힌 걸음걸이 분석을 통해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 각자의 무게중심과 걸음걸이는 다르다.
무게중심과 걸음걸이, 이 사소한 차이가 내 몸 좌우의 균형에 변화를 가져온다. 성인 기준 평균 하루 5000~7000보 사이를 걷는데 걷는 동안 무게를 더 많이 싣는 쪽으로 골반이 내려가고 고관절은 좁아진다. 반대쪽은 골반과 고관절 사이가 상대적으로 더 벌어지게 된다. 골반과 대퇴골이 이루는 정상 각도는 130도인데 이러한 각도가 더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태를 고관절의 ‘아탈구(Subluxation)’라고 한다.
변형이 일어난 곳은 척추지만 변형이 시작되는 곳은 척추를 지탱해주는 골반, 그리고 그 아래쪽에 있는 고관절이라고 할 수 있다. 무게에 눌려 골반이 내려간 쪽은 좁아진 고관절 사이로 신경이나 혈관이 눌려 하체 쪽으로 통증을 유발한다. 다리나 무릎이 아프고 저리기까지 한다. 그럼 반대로 넓어진 반대편 골반 쪽이 더 편해진다면 좋을 텐데, 반대편 골반은 오히려 위쪽으로 척추 쪽으로 좁아지게 한다. 척추 사이 공간을 추간공이라 하고 이 공간이 점차 좁아지는 것을 ‘추간공 협착’이라고 한다.
척추가 이렇게 위아래로 압력을 받아 좁아지게 되면 척추 사이 신경이 전반적으로 눌리고 위험하므로 더 심하게 눌리기 전에 척추를 틀어버리게 된다. 이를 척추 변형의 마지막 단계 ‘트위스팅(Twisting)’이다.
자 그럼 내 골반이 얼마나 틀어져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자가 테스트가 있다. 첫째로는 바닥에 일직선을 긋고 눈을 감은 채로 그 일직선을 따라 3~4분 정도 걸어본다. 내가 일직선상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방향이 틀어져 있는지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내가 다리를 꼬일 때 어느 쪽 다리를 자주 꼬는지, 다리를 꼬았을 때 높이가 얼마나 다른지로 골반 틀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세 번 정도 반복한다. 이때 어느 쪽 다리를 주 디딤발로 일어나는지 다리를 바꾸면 많이 어색한지 확인한다. 넷째, 바로 누워서 양다리를 구부린 채 가슴 쪽으로 당겨본다. 다리가 바깥쪽으로 빠지려고 하는지, 양쪽이 차이가 있는지 본다. 다섯 번째로는 직선 방향으로 수영할 때 정중앙으로 잘 나아가는지 확인해본다.
내가 눈 감고 걸었을 때 중앙에서 벗어난 쪽, 다리를 자주 꼬는 쪽, 디딤발로 자주 쓰는 쪽, 다리가 바깥쪽으로 잘 빠지는 쪽, 수영할 때 정중앙에서 벗어나는 쪽의 골반이 아탈구된 쪽이고 상대적으로 다른 쪽에 비해 움직임이 크고 자유로운 쪽이다. 평소에 내가 눈 뜨고 다닐 때는 중앙으로 가기 위해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큰 쪽을 오히려 덜 가려고 무의식적으로 힘을 준다. 무릎 관절염이나 족저근막염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척추 변형의 출발점은 골반의 틀어짐부터 시작되고, 무게가 실려서 고관절이 좁아진 쪽은 다리 쪽으로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벌어진 쪽은 위쪽으로 척추의 변형을 가져온다. 즉 골반이 내 척추 틀어짐의 출발점인 만큼 골반을 바로 잡는 것이 교정의 시작점이다.
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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