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산발표 후 고수익 DDR5 수요폭증 기대…메모리 시황회복 신호
낸드도 감산 후 업황회복 기대
"난이도 높은 선단공정 및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전환 등에 따른 생산 제약에 대비해 안정적 공급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DDR5 전환'을 언급했다. 이제 DDR4 생산을 줄이고 앞으로 DDR5 생산에 주력한다는 의미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IT 기기 수요가 늘어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DDR4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말을 '앞으로 DDR4 수요가 늘어도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DR4를 포함한 기존 제품을 감산하겠다고 한 것이고 DDR4만 특정한 발언은 아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수익성 낮은 D램 위주로 감산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DDR3나 DDR4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중이다.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은 현재 월 평균 약 40만장 수준으로 전년(46만장)보다 약 1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이 올 하반기에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 하반기 SK하이닉스의 D램 월 평균 웨이퍼 출하량이 월 평균 38만장 수준으로 전년보다 18~20%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이 커질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올 초 인텔이 DDR5 제품을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4세대 모델(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DDR5가 들어가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도 함께 커지면서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장밋빛 관측이 나왔다. 옴디아는 서버용 D램 시장에서 DDR5 점유율이 작년 4분기 1%에서 올 1분기 3%, 4분기 24%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내년에 51%로 오르며 DDR4(49%)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DDR5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DDR5는 DDR4보다 가격이 30~50%가량 비싸고 연산 속도는 2배 빠르며 전력 효율이 30% 높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 메모리)과 DDR5 등 첨단 제품위주 믹스 개선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HBM3부터 이후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시장점유율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부 생산라인에서 첨단 제품 위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현재 특정 첨단 제품을 위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중"이라며 "DDR5, HBM 제품 일부 수요가 타이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타이트하다는 표현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재고 걱정 없이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때 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DDR5로 전환하는 데 우리가 가장 앞서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은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도 감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128단 미만의 단수가 낮은 제품들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 연말 기준 176단 생산 수준이 전체 낸드의 60%가 넘었다"며 "이제 128단 미만의 제품은 사실상 구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추가 감산이 일어나면 4분기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DDR5, 낸드 등 제품 가격이 오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이 좋아지고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공급만 줄여선 안 되고 수요도 같이 늘어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분명한 점은 DDR4 감산은 DDR5 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DDR5 수요가 폭증하는 시점에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DR4 생산을 줄이면 DDR5 제품군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물론 SFA반도체 등 후공정 기업들도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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