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뒤 첫 한국기업 방문…한국 끌어당기기 분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깜짝 시찰했다. 2012년 집권 이후 시 주석이 한국 기업의 현지 공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약한 고리’일 수 있는 한국을 중국 쪽으로 견인하려는 시도란 해석도 나온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약 한 시간 동안 브리핑을 받았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외국 투자자는 기회를 잡아 중국으로 오고, 중국 시장에 뿌리를 내려 기업 발전이 새롭게 빛나는 시대를 창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한·중 간의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 “외자 기업의 우려를 즉시 해결하고, 외자 기업을 자국민 대우하며, 외자 기업 서비스를 개선해 대표적인 프로젝트의 실제 건설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현지에서는 지난주까지 총리 혹은 성급 고위 지도자의 방문을 통보받고 준비했다가 막판에 시 주석의 방문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날 시찰에는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 허리펑 부총리, 리잔제 중앙조직부장,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 주임, 황쿤밍 광둥성 서기, 왕웨이중 광둥성장 등 중앙과 현지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총출동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중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추세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껄끄러운 미국·일본·유럽연합(EU)과 달리 관계개선 여지가 있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양측 관계개선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보낸 긍정적 신호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가 속한 광둥성은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꼽히는 곳으로, 202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했다. 2012년 12월 시 주석이 총서기에 취임했을 때 첫 지방 시찰을 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이날 시 주석의 광저우 시찰을 보도하면서 개혁·개방을 확실하게 심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보여줬고, 고품질 발전을 통한 ‘중국식 현대화’를 견실하게 추진하겠다는 취지를 드러냈으며, 간부를 대상으로 한 현장 시찰 강조로 모범을 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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